元曲/无名氏 27

중려 십이월 다음 요민가(中吕 十二月过尧民歌)

看看的相思病成,怕见的是八扇帏屏。一扇儿双渐小卿,一扇儿君瑞莺莺;一扇儿越娘背灯,一扇儿煮海张生。一扇儿桃源仙子遇刘晨,一扇儿崔怀宝逢着薛琼琼,一扇儿谢天香改嫁柳耆卿,一扇儿刘盼盼昧杀八官人。哎,天公,天公。教他对对成,偏俺合孤另。 뻔히 보면서도 그리움은 병이 되어 보기 두려워지는 건 여덟 폭 병풍이라 한 폭은 쌍점(双渐)과 소경(小卿)이요 한 폭은 군서(君瑞)와 앵앵(莺莺)이요 한 폭은 등불을 등진 월낭(越娘)이요 한 폭은 바닷물을 끓인 장생(张生)이요 한 폭은 도원(桃源)의 선녀를 만나는 유신(刘晨)이요 한 폭은 최회보(崔怀宝)와 설경경(薛琼琼)의 만남이요 한 폭은 유기경(柳耆卿)과 재혼한 사천향(谢天香)이요 한 폭은 팔관인(八官人)에 홀딱 빠진 유반반(刘盼盼)이라 아이고 하느님이여 하느님이여 그들은 쌍쌍이 짝을 지어 주면..

元曲/无名氏 2024.03.08

중려 조천자(中吕·朝天子), 포부

其一 不读书有权,不识字有钱,不晓事倒有人夸荐。老天只恁忒心偏,贤和愚无分辨。折挫英雄,消磨良善,越聪明越运蹇。志高如鲁连,德过如闵骞,依本分只落的人轻贱。 책을 읽지 않아야 권력이 생기고 글자를 몰라야 부자가 되며 사리에 어두워야 오히려 사람들이 존경하네 하느님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편파적이니 현명함과 우둔함의 분간이 없네 영웅은 좌절하고 선량한 이가 버려지며 총명할수록 운명이 기구하구나 뜻은 노련(鲁连)1)처럼 고상하고 덕은 민건(闵骞)2)을 능가해도 신분 때문에 몰락하여 사람들의 멸시를 받네 1) 전국시대 제나라의 노중련(鲁仲连). 진 소양왕(秦昭襄王)이 조(赵)나라를 침공하여 한단(邯郸)이 위험에 처하였을 때 노중련의 활약으로 진나라의 군대를 물러가게 됨. 노중련은 분쟁을 해결하고 보상을 받는 것은 장사꾼과 다름없..

元曲/无名氏 2024.03.05

중려 조천자(中吕·朝天子), 루산(庐山)

早霞,晚霞,妆点庐山画。仙翁何处炼丹砂,一缕白云下。客去斋余,人来茶罢。叹浮生,数落花。楚家,汉家,做了渔樵话。 아침노을과 저녁노을이 루산(庐山)을 그림으로 만드네 선옹(仙翁)은 어디서 단사(丹砂)를 만들었나1) 한 가닥 흰 구름 밑이로다 손 떠나서 서재에 남고 사람 와서 차 마시면 족하도다 덧없는 인생 탄식하니 초(楚)의 항우(项羽) 한(汉)의 유방(刘邦) 어부와 나무꾼 이야깃거리가 되었네 1) 선옹은 갈현(葛玄)을 가리킴 갈현은 삼국시대 오나라의 도사였으며 좌현(左慈)에게서 수련하고 태청(太清), 구정(九鼎), 금액(金液) 등 단경(丹经)을 받은 뒤 거자오산(阁皂山, 장시 장수시江西樟树市 소재)에서 수련함. 루산은 장시(江西)성 주장(九江) 남쪽에 있는 산으로 갈현이 연단(炼丹)을 만들고 수도한 곳은 아니나 루..

元曲/无名氏 2024.03.03

중려 홍수혁(中吕·红绣鞋)

我为你吃娘打骂,你为我弃业抛家。我为你胭脂不曾搽,你为我休了媳妇,我为你剪了头发。咱两个一般的憔悴煞。 나는 너를 위하여 시집살이하며 욕먹을 수 있고 너는 나를 위하여 재산도 집안도 포기할 수 있네 나는 너를 위하여 더 이상 연지를 바르지 않을 것이며 너는 나를 위하여 아내를 저버릴 수 있고 나는 너를 위하여 머리를 자를 수도 있네 우리 두 사람 매한가지로 부쩍 여위어 가네 裁剪下才郎名讳,端详了辗转伤悲。把两个字灯焰上燎成灰,或擦在双鬓角,或画作远山眉。则要我眼跟前常见你。 오리고 붙여서 님의 이름을 만들었는데 요리조리 자세히 볼수록 슬픔만 더 하네 이름 두 글자 등잔 불꽃에 거슬려 만든 재로 양쪽 살쩍에 바르기도 하고 원산미(远山眉) 눈썹을 그리기도 하네 이는 언제나 내 눈앞에 두고 당신을 보고자 함이라

元曲/无名氏 2024.03.01

중려 홍수혁(中吕·红绣鞋)

一两句别人闲话,三四日不把门踏,五六日不来呵在谁家。七八遍买龟儿卦。久已后见他么,十分的憔悴煞。 한두 마디 나누고 헤어지고선 삼사일 문밖에 나서질 않았네 오륙 일을 오지 않으니 대체 누구 집에 있는 건가 칠팔 번 거북이 점1)을 쳐보았네 그이를 본 것도 오래전이라2) 초췌해짐이 충분하고도 넘치네 1) 거북이가 신통력이 있다고 생각하여 거북이 등을 불에 그을려 갈라지는 무늬를 보고 점을 쳤음. 2) 오랠 구(久)는 아홉 구(九)와 발음이 같음. 시의 매 첫 구를 1에서 10까지의 숫자로 시작.

元曲/无名氏 2024.02.28

중려 희춘래(中吕·喜春来)

伤心白发三千丈,过眼金钗十二行。老来休说少年狂。都是谎,樽有酒且徜徉。 삼천 장(丈) 백발에 상한 마음 그 많던 머리 장식 덧없어라 나이 들어 소년의 때 멋대로 산 것 말하지 말게 모두 허망한 것이니 잔에 술 채우고 슬슬 걸어나 보세 窄裁衫褃安排瘦,淡扫蛾眉准备愁。思君一度一登楼。凝望久,雁过楚天秋。 여위어진 허리에 맞게 옷을 잘룩하게 맞추고 눈썹 옅게 단장하여 서글픔을 준비하여 님 생각날 때마다 누각에 올라가네 한참을 바라보니 가을이 온 초의 하늘(楚天)1)에 기러기 날아가네 1) 원래 초나라 땅이었던 창장(长江) 중 하류 지역의 하늘. 남방의 하늘을 의미하는 말이 됨.

元曲/无名氏 2024.02.28

중려 희춘래(中吕·喜春来), 칠석(七夕)

天孙一夜停机暇,人世千家乞巧忙,想双星心事密话头长。七月七,回首笑三郎。 천제의 손녀1)가 하룻밤 베 짜는 것을 멈추며 인간 세상 모든 집에서는 소원을 비느라 바쁘네2) 쌍둥이 별 간절한 바람을 생각건대 속삭임 끝이 없으리 칠월 칠석 뒤돌아보며 삼랑(三郎)3)을 비웃네 1) 직녀(织女). 2) 칠월 칠석에 부녀자들이 달을 향해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음. 3) 당 현종 이융기(李隆基)의 어릴 때 이름. 안사의 난을 피해 청두로 피난 가던 중 양귀비는 호위병들에게 교살을 당하고 현종은 이후 홀로 장안으로 돌아와 장생전(长生殿)에 유폐됨. 백거이가 ‘장한가(长恨歌)’에서 “칠월 칠일 장생전, 밤은 깊었는데 속삭일 사람 없네.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길 바랐노라(七月七日长生殿,夜半无人私语时..

元曲/无名氏 2024.02.27

선려·기생초(仙吕·寄生草), 아무렇게나 평가함

问甚么虚名利,管甚么闲是非。想着他击珊瑚列锦帐石崇势,则不如卸罗襕纳象简张良退,学取他枕清风铺明月陈抟睡。看了那吴山青似越山青④,不如今朝醉了明朝醉。 争闲气,使见识,赤壁山正中周郎计,乌江岸枉费重瞳力,马嵬坡空洒明皇泪。前人勋业后人看,不如今朝醉了明朝醉。 어떤 헛된 명성이 이득인지 묻고 한가롭게 시시비비 따진 들 무엇하랴 산호를 깨트리고 비단 병풍을 펼치던 석숭의 기세를 생각해 보면1) 그냥 관복 벗고 상간(象简)2)도 반납하고 물러난 장량(张良)만 못하며 진단(陈抟)처럼 시원한 바람 베고 밝은 달빛 깔고 자는 것 배워야 하리3) 보아하니 저기 오산(吴山) 푸름이 월산(越山) 푸름 같으니4) 오늘 아침에도 취하고 내일 아침에도 취함만 못하네 무의미한 싸움 보면 알 일이라 적벽 산 가운데서 주랑(周郎)은 계략을 꾸미고 우강(乌江..

元曲/无名氏 2024.02.26

선려·문 기생초(仙吕·寄生草), 인생 백 년

人百岁,七十稀。想着他罗裙牢地宫腰细,花钿渍粉秋波媚,金钗技枕乌云坠。暮年翻忆少年游,不如今朝醉了明朝醉。 인생 백 년이라고 하나 칠십도 어려운 법 그녀 가는 허리의 비단 치마 땅에 닿았고 꽃 장신구 머리에 분 바르고 맑은 눈웃음치던 모습 금비녀 비스듬한 베개로 늘어졌던 검은 구름머리 떠오르네 늘그막에 젊을 때 놀던 일을 뒤집어 생각해 본들 오늘 아침도 취하고 내일 아침도 취함만 못하리라

元曲/无名氏 2024.02.24

선려·문 밖을 거닐다(仙吕·游四门)

海棠花下月明时,有约暗通私。不甫能等得红娘至,欲审旧题诗。支,关上角门儿。 해당화 아래 달빛 밝을 때 남몰래 만나기로 약속했었네 홍랑 오는 것을 애타게 기다렸다 전에 써 준 시가 어떠했는지 묻고자 하였네 “삐꺼덕” 쪽문이 닫히고 말았네 ▶ 금나라 때 동해원(董解元)이 쓴 서상기(西厢记)에서. 장생이 앵앵과 남몰래 만나려 하는 내용을 소재로 함.

元曲/无名氏 202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