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曲/关汉卿 22

쌍조·침취동풍(双调·沉醉东风), 달을 벗하여 쟁을 타다

伴夜月银筝凤闲,暖东风绣被常悭。信沉了鱼书绝了雁,盼雕鞍万水千山。本利对相思若不还,则千与那索债愁眉泪眼。 달을 벗하여 무심하게 은쟁(银筝) 곡 ‘봉(凤)’ 1)을 타다 동풍 따스한데 자수 이불은 늘 허전하네 물고기 소식은 물에 잠기고 기러기 편지는 끊어져도 천산먼수(万水千山) 밖 말 탄 님을 기다리네 그리움에 대한 원금 이자 갚지 않으면 근심스런 눈초리와 눈물 젖은 눈으로 빚 독촉하리라 1) 악곡의 이름. 사마상여(司马相如)가 거문고 곡 ‘봉혜(凤兮)’로 탁문군(卓文君)에게 사랑을 고백하였음.

元曲/关汉卿 2024.04.12

관 대왕이 홀로 칼 한 자루 갖고 연회에 가다(关大王独赴单刀会第四折)

(鲁肃上,云)欢来不似今朝,喜来那逢今日。小官鲁子敬是也。我使黄文持书去请关公,欣喜许今日赴会,荆襄地合归还俺江东。英雄甲士已暗藏壁衣之后,令人江上相候,见船到便来报我知道。(正末关公引周仓上,云)周仓,将到那里也?(周云)来到大江中流也。(正云)看了这大江,是一派好水也啊!(唱) 【双调新水令】大江东去浪千叠,引着这数十人驾着这小舟一叶。又不比九重龙凤阙,可正是千丈虎狼穴。大丈夫心别,我觑这单刀会似赛村社。 (云)好一派江景也呵!(唱) 【驻马听】水涌山叠,年少周郎何处也。不觉的灰飞烟灭,可怜黄盖转伤嗟。破曹的樯橹一时绝,鏖兵的江水犹然热,好教我情惨切。 (云)这也不是江水, (唱)二十年流不尽的英雄血。 (云)却早来到也,报复去。(卒报科) (做相见科)(鲁云) 江下小会,酒非洞里之长春,乐乃尘中之菲艺,猥劳君侯屈高就下,降尊临卑,实乃鲁肃之万幸也!(正云)量某有何德能,着大夫置酒..

元曲/关汉卿 2024.04.08

선려·일반아(仙吕·一半儿), 희열 제 일 수

云鬟雾鬓胜堆鸦,浅露金莲簌绛纱,不比等闲墙外花。骂你个俏冤家,一半儿难当一半儿耍。 검고 윤기 있는 머리 까마귀 털 뭉치를 능가하고 바스락거리는 진홍 치마 밑으로 살짝 드러난 조그만 발 담장 밖 웃음 파는 여인들과 비교할 바 아니라 원수 같은 제비놈이라고 욕하는 소리 반은 토라짐이고 반은 장난말일세 ▶ 한 쌍의 남녀가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헤어진 뒤 서로 그리워하는 감정의 변화 과정을 묘사한 모음곡. 구체적인 창작 시기는 알 수 없고 4수 중 1수는 백복(白朴)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음. 일반아(一半儿)는 극곡과 산곡 소령에 사용되던 곡조명. 관한경이 대표작을 남김. 마지막 구절에 일반아((一半儿)가 두 번씩 반복된 것에서 곡명이 붙혀짐.

元曲/关汉卿 2023.05.30

【双调·碧玉箫】 秋景堪题(쌍조·벽옥소, 가을 풍경을 소재로 하다)

秋景堪题,红叶满山溪。松径偏宜,黄菊绕东篱。正清樽斟泼醅,有白衣劝酒杯。官品极,到底成何济。归,学取渊明醉。 가을 풍경 시와 그림으로 남길 만하니 단풍이 모든 계곡을 덮었음이라 마침 소나무 숲 오솔길 옆으로 노란 국화가 울타리를 둘렀네 술동이에서 새 술 따르기 좋은 시절 흰옷 입은 아이(白衣)1) 잔을 권하는구나 관직이 아무리 높다 한들 좋은 점 무엇인가 돌아가서 도연명 취하는 것이나 배울 일이다 1) 도연명(陶渊明)이 중양절(음력 9월 9일) 국화밭에서 술이 없어 고민하던 참에 장저우 자사(江州剌史) 왕홍(王弘)이 흰옷 입은 동자를 시켜 술을 보내왔다는 고사의 인용. ▶ 중국을 점령하고 건립된 원나라는 송나라와는 달리 무를 숭상하고 문을 경시함. 관가와 조정에서는 음모와 배신이 횡행하여 지식인들이나 문인들이 뜻을..

元曲/关汉卿 2023.05.29

쌍조·벽옥소(双调·碧玉箫), 봄 돌아가는 것 무서워라

怕见春归,枝上柳绵飞。静掩香闺,帘外晓莺啼。恨天涯锦字稀,梦才郎翠被知。宽尽衣,一搦腰肢细。痴,暗暗的添憔悴。 봄이 돌아가는 것 보기가 두렵네 가지 위에는 버들개지 흩날리는구나 규방에 조용히 앉아 있고자 하나 휘장 밖에서 새벽 앵무새 울부짖네 아득한 타향 비단에 수놓은 글1) 너무 뜸하고 꿈에서 비취색 망토로 그이를 알아보았네 허리는 홀쭉해져 손에 잡을 듯하고 옷은 느슨하게 펄렁거렸네 준수하던 얼굴 어둡고 초췌해져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네 1) 두도(窦滔)가 변방에 있을 때 부인 소혜(苏蕙)가 비단에 회문시를 수놓아 보냄. 이후 비단에 수놓은 글이 사랑의 편지를 의미하게 됨. ▶ 중국을 점령하고 건립된 원나라는 송나라와는 달리 무를 숭상하고 문을 경시함. 관가와 조정에서는 음모와 배신이 횡행하여 지식인들이나 문인들이..

元曲/关汉卿 2023.05.28

남려·사괴옥(南吕·四块玉), 유유자적 제 사 수

南亩耕,东山卧,世态人情经历多,闲将往事思量过。贤的是他,愚的是我,争甚么。 남향 이랑을 갈고1) 둥산(东山)에 눕기도 하니2) 숱하게 겪었던 세상인심 심심하면 지난 일들 떠오르네. 저들은 현명하고 나는 어리석으니 싸울 일 어디 있으랴 1) 시경 ‘빈풍, 칠월(诗经·豳风·七月)’의 구절 “처자식들 데리고 가서, 남묘에 밥을 보내니, 농관(农官)이 심히 기뻐하였다(同我妇子,馈彼南亩,田唆至喜。)”를 인용. 동서로 만든 논두렁을 동묘(东亩), 남북으로 만든 논두렁을 남묘(南亩)라 하였음. 2) 동진(东晋) 때 사안(谢安)은 둥산(东山, 지금의 저장 상위현上虞县 서남쪽 지역)에 은거하다 후에 재상으로 입각함. 이후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 은둔 생활하는 것을 “둥산 높은 곳에 눕다(东山高卧)”라고 하게 됨. ▶ 원나..

元曲/关汉卿 2023.05.27

남려·사괴옥(南吕·四块玉), 유유자적 제 삼 수

意马收,心猿锁,跳出红尘恶风波,槐阴午梦谁惊破。离了利名场,钻入安乐窝,闲快活。 말처럼 날뛰는 생각을 수습하고 원숭이처럼 소란한 마음을 다스려 번잡한 세상 험악한 인심 풍파를 벗어났으니 회화나무 그늘 아래 낮 꿈1)을 누가 깨울 수 있나 명리(名利)의 난장판을 벗어나고 안락한 둥지(安乐窝)2)에 깃들어 놀며 지내는 것보다 즐거운 것 있으랴 1) 남가 태수전(南柯太守传)에서 서생 순우분(淳于棼)이 회화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다 대회안국(大槐安国)의 부마가 되어 난가군(南柯郡) 태수로 부임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꿈을 꿈. 깨어보니 대회안국은 회화나무 위의 큰 개미굴이었고 남가군은 남쪽 가지의 작은 개미굴이었음. 이후 꿈과 같이 헛된 한때의 부귀영화를 남가몽(南柯梦)이라고 하게 됨. 2) 송나라 때의 소옹(邵雍..

元曲/关汉卿 202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