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강순, 기다리는 마음(点绛唇·闺思) 寂寞深闺,柔肠一寸愁千缕。惜春春去,几点催花雨。倚遍阑干,只是无情绪。人何处,连天芳草,望断归来路。 적막 감도는 내실여린 마음은 한 조각인데 근심은 천 갈래이네봄을 아쉬워해도 봄은 떠나고몇 방울 비가 꽃을 재촉하는구나 난간에 기대어 있어도그저 무심해질 따름그 사람은 어디있을까푸른 풀이 하늘과 맞닿은 곳돌아오는 길이 보이지 않네 ▶ 1118년에서 1120년 사이, 조명성이 외지에서 근무하고 이청조는 칭저우(青州)에서남편을 기다리며 쓴 사. 이청조/사 2025.04.25
완계사, 그리움(浣溪沙·闺情) 绣面芙蓉一笑开,斜飞宝鸭衬香腮。眼波才动被人猜。一面风情深有韵,半笺娇恨寄幽怀。月移花影约重来。 얼굴에 연꽃 수 놓은 듯 화장하고 웃는 모습1)오리 장식 머리가 비스듬히 흘러 예쁜 뺨이 돋보이네사랑 가득한 눈길 사람들이 알아챌까 걱정이라 얼굴 가득 애정이 흘러넘치는데반 장 편지에 원망과 그리움을 담았네달빛이 꽃 그림자 옮길 때가 다시 오기로 약속한 때 1) 당송 때 이마나 뺨에 꽃이나 새 등의 그림을 그린 화장을 하였음. ▶ 이청조의 초기 작품. 반면 이청조는 부모의 결정으로 조명성과 결혼하게 되었기 때문에 밀회를 한 적이 없고 따라서 이 작품은 다른 사람이 이청조의 이름을 빌려 쓴 것이라는 주장도 있음. 이청조/사 2025.04.24
억진아, 누각 높이 오르니(忆秦娥·临高阁) 临高阁,乱山平野烟光薄。烟光薄,栖鸦归后,暮天闻角。断香残酒情怀恶,西风催衬梧桐落。梧桐落,又还秋色,又还寂寞。 누각 높이 오르니첩첩 산과 평원이 옅은 안개에 덮여 있네안개 옅은데까마귀 잠들러 둥지에 돌아간 뒤저녁 하늘 나팔 소리 들려온다 향 연기 끊어지고 술 떨어지고 마음이 힘든데서풍은 오동잎 떨어짐 재촉하네오동잎 떨어지니또 가을 색 돌아와다시 적막하구나 ▶ 1129년 남편이 죽고 얼마 되지 않아 쓴 작품. 억진아(忆秦娥)는 당나라 말기와 오대 시기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송나라 때 많은 문인이 여러 가지 변형체를 만들며 전성기를 맞음. 사패의 이름은 이백이 지은 사 중 "진아가 꿈을 깨니 진루에 달이 떴다(秦娥梦断秦楼月)"라는 구절에서 유래하였음. 진아는 진 목공의 딸 농옥(弄玉)을 가리키며 전설에 따르면 피리 .. 이청조/사 2025.04.22
서자고, 쌍은행(瑞鹧鸪·双银杏) 风韵雍容未甚都,尊前甘橘可为奴。谁怜流落江湖上,玉骨冰肌未肯枯。谁教并蒂连枝摘,醉后明皇倚太真。居士擘开真有意,要吟风味两家新。 풍모와 운치, 자태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으나잔 앞의 감귤은 하인에 지나지 않는다 할 수 있지1)천하를 떠도는 것 누가 마음 아파할까옥 같은 기골 얼음 같은 피부 변함없이 시들려 하지 않네 누가 쌍둥이 열매를 가지에서 따려 하는가명황(明皇)과 태진(太真)이 취하여 서로 기댐 같아2)거사(居士)3)가 쪼개어 보니 진실로 애틋하구나풍미를 음미할지니 둘의 마음(两家新)4) 새로워라 1) 감귤의 별칭이 나무 하인(木奴)이며 은행의 별칭은 공손나무(公孙树), 제왕나무(帝王树)임. 감귤을 나무 하인이라 하게 된 것은 삼국지, 오서, 손휴전(三国志·吴书·孙休传)에서 유래. 단양(丹阳) 태수 이형(.. 이청조/사 2025.04.20
청평악, 해마다 눈이 내리면(清平乐·年年雪里) 年年雪里,常插梅花醉。挼尽梅花无好意,赢得满衣清泪。今年海角天涯,萧萧两鬓生华。看取晚来风势,故应难看梅花。 해마다 눈이 내리면늘 매화를 머리에 꽂고 잔뜩 취하곤 했었는데부서진 매화로 마음이 너무 아파맑은 눈물로 옷이 흠뻑 젖게 되었네 이젠 멀고 먼 타향에서성기어진 양쪽 귀밑머리 희끗희끗하구나저녁에 부는 바람 형세를 보아하니매화 보기는 다 틀렸네 ▶ 1129년 가을에 조명성이 죽고 다음 해에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쓴 작품. 이청조가 매화를 노래한 작품은 다섯 수가 전하는데 그중 만정방(满庭芳), 옥루춘(玉楼春), 어가오(渔家傲) 3수는 초기, 청평악(清平乐)과 고연아(孤雁儿)는 후기의 작품에 속함. 청평악은 당 교방곡의 이름이었으며 이후 사패로 쓰임. 이욱(李煜)의 사가 표준으로 받아들여짐. 한나라 악부의 청악.. 이청조/사 2025.04.19
점겅순, 그네 지친 뒤(点绛唇·蹴罢秋千) 蹴罢秋千,起来慵整纤纤手。露浓花瘦,薄汗轻衣透。见客入来,袜刬金钗溜。和羞走,倚门回首,却把青梅嗅。 그네를 지치고 나니가녀린 손 닦는 것도 귀찮아지네섬세한 꽃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처럼송알송알 땀방울이 얇은 옷을 스며 나오네 손님 들어오는 것이 보이길래버선발 바람에 금비녀가 떨어졌네부끄러워 달려 가다문 앞에서 고개를 돌려 보면서청매실 냄새 맡는 척하였네 ▶ 소녀 시절의 대표작. 1100년(철종 원부哲宗元符 3년) 장뢰(张耒), 조보지(晁补之)와 교류할 때의 작품. 점강순(点绛唇)은 오대(五代) 시기 남당(南唐)의 재상이었던 풍연사(冯延巳)가 창작한 사패로 송나라 때 많은 시인이 즐겨 사용함. 이청조/사 2025.04.18
만정방, 규방에 봄을 가두고(满庭芳·小阁藏春) 小阁藏春,闲窗锁昼,画堂无限深幽。篆香烧尽,日影下帘钩。手种江梅更好,又何必、临水登楼。无人到,寂寥浑似,何逊在扬州。从来知韵胜,难堪雨藉,不耐风揉。更谁家横笛,吹动浓愁。莫恨香消雪减,须信道、扫迹情留。难言处、良宵淡月,疏影尚风流。 규방에 봄을 가둬 놓고한가한 창은 낮이 들지 못하게 잠그니집안이 한없이 적막하다연기 오르던 향 사그라들고해그림자는 발고리에 드리우네손수 심었던 강매(江梅)1) 너무 아름다운데왜 하필물가 누각에 올라야 하나찾아오는 이 없어혼자 외로이 있는 것이하손(何逊)이 양저우(扬州)를 떠나지 못함 같구나2) 운치가 모든 꽃을 능가함은 알고 있었지만세찬 비를 감당하지 못하며모진 바람을 견디지 못하리라또 누가 횡적곡(横笛曲) ‘매화 떨어지네(梅花落)’를 불어짙은 근심을 불러일으키나향기 사라지고 눈 줄어듦을 원망하지.. 이청조/사 2025.04.18
행향자, 하늘이 가을빛을 주어(行香子·天与秋光) 天与秋光,转转情伤。探金英、知近重阳。薄衣初试,绿蚁初尝。渐一番风、一番雨、一番凉。黄昏院落,恓恓惶惶。酒醒时、往事愁肠。那堪永夜,明月空床。闻砧声捣、蛩声细、漏声长。 하늘이 가을빛을 주어마음이 점점 더 아파오고노란 국화를 자세히 보던 중중양절이 가까움을 알았네거친 베옷 꺼내 입고막 거른 술을 맛보았더니한바탕 바람과한바탕 비한바탕 추위가 차례로 다가왔네 황혼 무렵 정원은적막하고 당황스럽구나술 깨고 나니옛 생각에 가슴이 찢어진다길고 긴 밤 어떻게 하나밝은 달은 빈 침상을 비추는데다듬잇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느다란 귀뚜라미 우는 소리쉬지 않는 물시계 소리 들려온다 ▶ 이 사가 처음 소개된 악부아사습유(乐府雅词拾遗)에서는 저자가 없었는데 청나라 때 이문기(李文裿)가 편집한 수옥사(漱玉词)에 이청조의 작품으로 소개됨. 근대 이.. 이청조/사 2025.04.17
장수락, 남창의 생일(长寿乐·南昌生日) 微寒应候,望日边,六叶阶蓂初秀。爱景欲挂扶桑,漏残银箭,杓回摇斗。庆高闳此际,掌上一颗明珠剖。有令容淑质,归逢佳偶。到如今,昼锦满堂贵胄。荣耀,文步紫禁,一一金章绿绶。更值棠棣连阴,虎符熊轼,夹河分守。况青云咫尺,朝暮重入承明后。看彩衣争献、兰羞玉酎。祝千龄,借指松椿比寿。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시절해 뜨는 것을 기다리며섬돌 앞 달력 풀 여섯 이파리가 돋았네1)따스한 겨울 해가 부상(扶桑)에 걸리고2)물 떨어진 시계에는 은침만 남았는데표성(杓星)이 북두칠성을 에돌았네3)이즈음 출중한 집안에 경사가 생겼으니손바닥에 한 알 밝은 구슬이 생겼음이라아름다운 자태에 현숙한 성품좋은 배필을 만나더니오늘에 이르러주금당(昼锦堂)4)에 귀한 자제 가득하여라 영광이로구나문장은 뛰어나서 궁궐까지 이르렀고금색 인장을 차고 녹색 인끈을 매었네5)더욱 훌륭.. 이청조/사 2025.04.17
행향자, 풀숲 귀뚜라미 소리(行香子·草际鸣蛩) 草际鸣蛩,惊落梧桐。正人间天上愁浓。云阶月地,关锁千重。纵浮槎来,浮槎去,不相逢。星桥鹊驾,经年才见,想离情别恨难穷。牵牛织女,莫是离中。甚霎儿晴,霎儿雨,霎儿风。 풀숲에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오동잎이 놀라 떨어지네마침 땅에서나 하늘에서나 근심 가득할 때라구름을 계단으로 삼고 달을 땅으로 삼는 곳천겹 문이 잠겼구나뗏목이 있어 왔다갔다 하지만서로 만나지 못하네1) 까치가 쌓아 올린 별 다리(星桥)에서한 해를 지나야 겨우 만나니이별의 서러움은 끝이 없구나견우와 직녀는아마 이별 중이겠지잠깐 맑은가 싶더니금방 비 오고또 바람이 부네 1) 바다에서 배를 타고 10여 일을 가면 웅장하고 화려한 궁궐이 나오는데 직녀는 궁 안에서 베를 짜고 있고 견우는 강가에서 소에게 물을 먹이는 것이 보임. 궁궐의 첩첩 문은 모두 잠겨 둘.. 이청조/사 202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