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宋詞 刘克庄 4

贺新郎·九日(하신랑, 중양절)

湛湛长空黑。更那堪、斜风细雨,乱愁如织。老眼平生空四海,赖有高楼百尺。看浩荡千崖秋色。白发书生神州泪,尽凄凉不向牛山滴。追往事,去无迹。 少年自负凌云笔。到而今、春华落尽,满怀萧瑟。常恨世人新意少,爱说南朝狂客,把破帽年年拈出。若对黄花孤负酒,怕黄花也笑人岑寂。鸿北去,日西匿。 넓고 깊은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비스듬한 바람에 가랑비 더해져 천 갈래 만 갈래 근심이 얽히고설킨 것이라. 평생 늙도록 천지 사방 바라보는 것이 낙이었는데 다행히 백 척 높은 누각에 서게 되었네. 웅장한 산과 골짜기 가을 색 보고 있자니 백발의 서생, 중원 생각에 솟은 눈물을 처량해진 끝에 니우산(牛山)* 등지고 흘려야 했네. 지나간 일들 돌이켜보면 모두 지나가고 남은 흔적 없어라. 젊어서 문장이 하늘을 찌름을 자부했건만 지금에 이르니 봄..

贺新郎·端午(하신랑, 단오)

深院榴花吐。画帘开、 綀衣纨扇,午风清暑。儿女纷纷夸结束,新样钗符艾虎。早已有、游人观渡。老大逢场慵作戏,任陌头、年少争旗鼓,溪雨急,浪花舞。 灵均标致高如许。忆生平、既纫兰佩,更怀椒醑。谁信骚魂千载后,波底垂涎角黍,又说是、蛟馋龙怒。把似而今醒到了,料当年、醉死差无苦。聊一笑、吊千古。 깊숙한 정원 석류꽃이 빛깔을 토하네. 채색 휘장 걷어 올리고 삼베옷 입은 채 비단부채 흔들어 정오 더위를 쫓으려 하는데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청춘 남녀들 오색 두건(钗符) 쑥호랑이(艾虎)*가 새롭구나. 어느새 용선 경주(龙舟竞渡)*에 구경꾼들이 모였네. 노인네 멍석 깔아줘도 장단 맞추는 것 귀찮거늘 두건 쓴 젊은이들 깃발 흔들고 북을 치며 싸움을 돋우네. 튀어 오른 물방울 비처럼 쏟아지고 수면에는 물보라가 춤을 춘다. 영관(灵均)*의 풍격이 얼마나 뛰..

玉楼春·戏林推(옥루춘, 임 추관을 희롱하다)

年年跃马长安市,客舍似家家似寄。青钱换酒日无何,红烛呼卢宵不寐。 易挑锦妇机中字;难得玉人心下事。男儿西北有神州,莫滴水西桥畔泪。 허구한 날 말을 타고 장안을 훑었으니 술집이 집 같고 집은 잠만 자는 곳 같겠지. 음주 가무에 가진 돈 탕진하며 종일 빈둥거리다가 붉은 촛불 아래에서 날이 새도록 호로(呼卢)*를 던지는구나 아내의 수놓은 글자*는 쉽게 알 수 있으나 기녀의 마음속은 헤아리기 어려운 법. 사나이 서북쪽에 신저우(神州)*가 있으니 수서교(水西桥)* 부근에서 눈물 흘릴 일 아니네. 1) 윷놀이 비슷한 고대 도박의 일종. 다섯 개의 나뭇조각을 한쪽 면은 검은색 바탕에 송아지를 그려 넣고 다른 면은 흰색 바탕에 꿩을 그려 넣었음. 다섯 개 모두 검은색이 나오면 '노(卢)'라고 하고 1등이 됨. 던질 때마다 노가 나..

生查子·元夕戏陈敬叟(생사자, 정월대보름에 진경수를 희롱하다)

繁灯夺霁华,戏鼓侵明发。物色旧时同,情味中年别。 浅画镜中眉,深拜楼西月。人散市声收,渐入愁时节。 휘황찬란 등불에 휘영청 달도 빛을 잃고 흥겨운 북소리 날이 밝도록 울리는구나. 명절 풍물 예전과 다름없건만 나이가 들면서 정취가 달라졌을 뿐 거울을 비추며 눈썹도 그려 주고*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누각 서쪽 달에게 기도하겠지. 사람들 흩어지고 왁자지껄 소리 사라지니 점점 서글픈 마음이 더하는구나. 1) 한 선제(汉宣帝) 때 경조윤(京兆尹, 서울의 행정장관) 장창(张敞)은 부부금슬이 매우 좋았음. 그의 부인은 어릴 때 사고로 눈썹에 결함이 있었는데 장창이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아내의 눈썹을 그려주었다는 고사의 인용. ▶ 친구와 정월대보름 축제를 보내면서 느낀 인생의 감회를 토로. 구체적인 창작 시기는 알 수 없음.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