湛湛长空黑。更那堪、斜风细雨,乱愁如织。老眼平生空四海,赖有高楼百尺。看浩荡千崖秋色。白发书生神州泪,尽凄凉不向牛山滴。追往事,去无迹。
少年自负凌云笔。到而今、春华落尽,满怀萧瑟。常恨世人新意少,爱说南朝狂客,把破帽年年拈出。若对黄花孤负酒,怕黄花也笑人岑寂。鸿北去,日西匿。
넓고 깊은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비스듬한 바람에 가랑비 더해져
천 갈래 만 갈래 근심이 얽히고설킨 것이라.
평생 늙도록 천지 사방 바라보는 것이 낙이었는데
다행히 백 척 높은 누각에 서게 되었네.
웅장한 산과 골짜기 가을 색 보고 있자니
백발의 서생, 중원 생각에 솟은 눈물을
처량해진 끝에 니우산(牛山)* 등지고 흘려야 했네.
지나간 일들 돌이켜보면
모두 지나가고 남은 흔적 없어라.
젊어서 문장이 하늘을 찌름을 자부했건만
지금에 이르니
봄꽃은 떨어져 없어지고
가슴 가득 스산함만 남았구나.
세상 사람들 새로운 의지 부족을 늘 원망하노니
남조의 기인들 이야기만 좋아하여
낡아 빠진 모자를
해마다 끄집어 내는 것이라*.
노란 국화를 마주하여 술을 마다하면
국화가 오히려 사람의 외로움을 웃을까 하노라.
기러기 북으로 날아가고
해는 서쪽으로 숨어든다.
1) 산둥 린쯔현(山东临淄县) 남쪽에 있는 산.
2) 진(晋)나라 때 맹가(孟嘉)의 고사를 인용하여 당시 문인들이 국가의 위급함에는 관심이 없고 위진(魏晋) 시대 명사들의 풍류만 좇는 것을 비판. 장주(江州) 자사 항온은 맹가를 매우 신임하여 그를 참군으로 임명함. 그 해 중양절에 문무관원들과 룽산(龙山)에 올라 국화를 감상하며 연회를 개최함. 도중에 맹가의 모자가 바람에 떨어졌는데 맹가는 이를 깨닫지 못하고 계속 이야기꽃을 피움. 한참 뒤 맹가가 화장실에 다녀오기 위해서 자리를 뜨자 항온은 이 틈을 타 손성(孙盛)에게 맹가의 무신경함을 놀리는 글을 쓰게 하고 모자 밑에 둠. 맹가가 돌아와서 비로소 상황을 파악하고 모자를 고쳐 쓴 뒤 즉석에서 해명하는 글을 썼는데 하도 재미있고 문장이 뛰어나 모든 사람이 탄복해 마지않았음.
▶ 중양절에 높은 누각에 올라가 쓴 사. 중양절은 원래 높은 곳에 올라 전망을 보기 좋은 시절이나 작자는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장마가 계속되는 악천후를 당하게 되어 이러한 날씨에 비유하여 그의 애국충정을 실현할 길이 없어 고뇌하는 심정을 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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