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曲/薛昂夫 4

쌍조·상비원(双调·湘妃怨), 집구(集句)1)

几年无事傍江湖,醉倒黄公旧酒垆。人间纵有伤心处,也不到刘伶坟上土,醉乡中不辨贤愚。对风流人物,看江山画图,便醉倒何如。 몇 년간 일 없이 강호를 떠돌다 취하여 황공(黄公)의 옛 술집을 찾았었네2) 인간 세상 마음 아픈 일은 늘 있어도 유령(刘伶)의 무덤 위 흙에 따르지 말지니3) 취한 상태에서는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분간치 못함이라 걸출했던 영웅들을 대하고 그림 같은 강산을 보면서 그냥 곯아떨어지도록 취함이 어떠한가。 1) 옛사람이 지은 글귀(-句)를 모아 한 구(句)의 새 시를 만듦. 2) 황공은 위진(魏晋) 시대 때 술을 팔던 사람. 서진(西晋) 때 죽림칠현의 한 사람이었던 상서령(尚书令) 왕융(王戎)이 화려한 옷을 입고 수레를 타고 황공의 술집을 지나게 됨. 이 술집은 그가 혜강(嵇康), 완적(阮籍)과 항상 술을..

元曲/薛昂夫 2023.08.13

중려·산파양(中吕·山坡羊), 큰 강 따라 동으로 흐르고

大江东去,长安西去,为功名走遍天涯路。厌舟车,喜琴书,早星星鬓影瓜田暮。心待足时名便足。高,高处苦;低,低处苦。 큰 강 따라 동으로 흐르고 서쪽 장안으로 수레를 몰며 공명을 위해 세상 끝까지 다녔었네 배 수레 타고 오가는 것 지겹고 거문고 뜯고 책 읽는 것 즐거우나1) 벌써 귀밑머리 별 총총하고 참외 밭 매는 저녁이라2) 마음에 만족하면 공명도 충분하리 높으면 높은 데로 괴롭고 낮으면 낮은 데로 괴로우니 1) 진(晋)나라 도연명의 귀거래사(归去来兮辞) 중 “거문고와 책의 즐거움으로 근심을 푼다.(乐琴书以消忧”。)를 인용. 2) 소평(召平)은 원래 진(秦)의 동릉후(东陵侯)였으나 진이 망한 후 백성의 옷을 입고 장안성 동쪽에서 참외를 길렀는데 맛이 좋아서 동릉과(东陵瓜)라고 불림. ▶ 설앙부는 색목인(色目人)으로 많..

元曲/薛昂夫 2023.08.11

쌍조·섬궁곡(双调·蟾宫曲), 눈

天仙碧玉琼瑶,点点扬花,片片鹅毛。访戴归来,寻梅懒去,独钓无聊。一个饮羊羔红炉暖阁,一个冻骑驴野店溪桥,你自评跋,那个清高,那个粗豪。 하늘의 선녀가 고운 빛 아름다운 옥을 뿌리니 점점이 흩날리는 버들개지요 조각조각 거위 깃털이로다 대(戴)를 찾았다가 돌아가고1) 매화를 찾다 찾아 서성이며2) 홀로 무료하게 낚싯대를 드리우네3) 어떤 이는 붉은 난로 따뜻한 누각에서 양가오(羊羔)4)를 즐기고 어떤 이는 나귀 타고 덜덜 떨면서 들판 주점과 계곡 다리를 지나가네 자네가 한번 평가해 보게 어느 것이 고상하고 어느 것이 호탕한 것인지 1) 왕휘지(王徽之)는 산인(山阴, 지금의 저장 사오싱绍兴)에 거주하였는데 어느 날 불현듯 옌중(剡中, 지금의 저장 옌현嵊县)에 있는 친구 대안도(戴安道)를 보고 싶어 눈 그친 달 밝은 밤 조각..

元曲/薛昂夫 2023.08.10

정궁·새홍추(正宫·塞鸿秋)

功名万里忙如燕,斯文一脉微如线,光阴寸隙流如电,风雪两鬓白如练。尽道便休官,林下何曾见。至今寂寞彭泽县。 공명을 얻으려 제비처럼 만리를 분주히 다니느라 오랜 예의범절 한 가닥 실처럼 미약하고 세월은 쏜 살 같아 번개처럼 지나가서 바람 눈 겪은 양 귀밑머리 명주처럼 희어졌네 모두 관직을 내려놓으라고 말은 하는데 산림에서 보기가 했던 것이냐 지금껏 펑쩌현(彭泽县)1)은 조용하기만 한 것을 1) 도연명이 잠깐 펑쩌현령을 맡았으나 벼슬아치들에게 허리를 굽히는 것이 싫어 그만 둠. ▶ 벼슬을 좇아 실제로는 비루한 삶을 살면서도 입으로는 산림에 은둔하여 사는 삶을 말하는 벼슬아치들의 위선을 풍자. 설앙부(薛昂夫, ?-1345年) 원래 이름은 설초오(薛超吾)이었으며 후이후(回鹘, 지금의 신장新疆) 출신의 위구르인. 중국식 성이..

元曲/薛昂夫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