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宋词 史达祖 9

八归·秋江带雨(팔귀, 비 내리는 가을 강)

秋江带雨,寒沙萦水,人瞰画阁愁独。烟蓑散响惊诗思,还被乱鸥飞去,秀句难续。冷眼尽归图画上,认隔岸、微茫云屋。想半属、渔市樵村,欲暮竞然竹。 须信风流未老,凭持尊酒,慰此凄凉心目。一鞭南陌,几篙官渡,赖有歌眉舒绿。只匆匆眺远,早觉闲愁挂乔木。应难奈,故人天际,望彻淮山,相思无雁足。 가을 강 비가 내리고 물살은 썰렁한 모래톱을 휘감아 도는 것을 외로운 나그네 누각 난간에서 쓸쓸히 내려다보네. 안갯속 도롱이 걸친 어부 그물 던지는 소리에 시흥(诗兴)이 놀라 달아나고 어지럽게 나는 기러기 떼는 아름다운 시구 잇지 못하게 하네. 촉촉해진 눈동자 모든 것이 그림 같은데 강 건너 언덕에 어슴푸레 구름 사이 마을이 보이네. 생각건대 대부분이 산촌과 어촌의 집들이라 저녁을 맞아 앞다투어 대나무를 태우리라. 아직 풍류가 다하지 않아 잔 들고 술 의지..

夜合花·柳锁莺魂(야합화, 빼곡한 버들가지 피곤한 꾀꼬리)

柳锁莺魂,花翻蝶梦,自知愁染潘郎。轻衫未揽,犹将泪点偷藏。 忘前事,怯流光,早春窥、酥雨池塘。向消凝里,梅开半面,情满徐妆。 风丝一寸柔肠,曾在歌边惹恨,烛底萦香。芳机瑞锦,如何未织鸳鸯。 人扶醉,月依墙,是当初、谁敢疏狂。把闲言语,花房夜久,各自思量。 빼곡한 버들가지에 꾀꼬리 피곤한데 꽃 위를 펄럭이는 나비의 꿈* 근심으로 물듬이 반랑(潘郎)* 때문임을 알겠구나. 비단 저고리로 덮지 못하여 눈물 자국만 몰래 감추었었네. 옛일을 잊었는가 흐르는 세월이 무서워라 이른 봄날 못 위에 내리는 부슬비를 몰래 훔쳐보며 넋 나간 채 물끄러미 쳐다보니 매화 반쯤 벌어진 것이 마음 가득한 원망, 서비(徐妃)의 화장*이로다. 산들바람이 일으킨 한 조각 연약한 마음. 노래 자리에 있으니 한스러움 솟아나고 촛불 밑에는 향기 맴돌고 있네. 화려한 직..

秋霁·江水苍苍(추제, 광활한 강물)

江水苍苍,望倦柳愁荷,共感秋色。废阁先凉,古帘空暮,雁程最嫌风力。故园信息,爱渠入眼南山碧。念上国,谁是、脍鲈江汉未归客。 还又岁晚,瘦骨临风,夜闻秋声,吹动岑寂。露蛩悲,青灯冷屋,翻书愁上鬓毛白。年少俊游浑断得,但可怜处,无奈苒苒魂惊,采香南浦,剪梅烟驿。 강물은 광활하여 끝이 없고 바라보니 버들 고단하고 연꽃 처량하여 서로 같이 가을 색 공감하네. 황폐한 누각이 먼저 추위를 느끼고 낡은 휘장은 저녁을 늘어뜨리는데 먼 길 떠나는 기러기 거센 바람이 너무 싫구나. 옛 정원의 소식 남산 푸른 것을 바라보는 것이 낙이었었네. 서울이 그리워라 고향의 농어회 간절하나 장한(江汉)을 떠도는 나그네 누구인가 어느새 또 한 해가 저물고 뼈만 남은 몸뚱어리 바람을 맞으며 한밤중 듣는 가을 소리에 쓸쓸함 솟아남을 어쩔 수 없네. 이슬 맞는 귀뚜라..

三姝媚·烟光摇缥瓦(삼주미, 안개 속에서 옥색 기와 어른거리고)

烟光摇缥瓦,望晴檐多风,柳花如洒。锦瑟横床,想泪痕尘影,凤弦常下。倦出犀帷,频梦见、王孙骄马。讳道相思,偷理绡裙,自惊腰衩。 惆怅南楼遥夜,记翠箔张灯,枕肩歌罢。又入铜驼,遍旧家门巷,首询声价。可惜东风,将恨与、闲花俱谢。记取崔徽模样,归来暗写。 안개 사이로 비치는 빛, 옥색 기와 어른거리는데 청량한 날씨, 처마를 보니 바람이 많아 버들개지 온 하늘에 흩날리네. 받침대에 가로 걸린 금 거문고 그리움의 눈물 흔적 먼지에 남았으니 허구한 날 현을 타며 아픈 가슴 달랬으리. 규방 나서는 것도 꺼려 하며 그저 꿈속에서 말 높이 타고 님 돌아오는 것만 기다렸구나. 보고 싶다 감히 말하지 못하고 몰래 명주 치마 입어보다 허리둘레에 깜짝 놀라버렸네. 서글픔 가득하여 남루(南楼)에서 지낸 긴긴밤 비취색 주렴 안 밝은 등불 아래 어깨에 기대어 ..

玉蝴蝶·晚雨未摧宫树(옥호접, 저녁 비바람 정원 나뭇가지 꺾지 못하니)

晚雨未摧宫树,可怜闲叶,犹抱凉蝉。短景归秋,吟思又接愁边。漏初长,梦魂难禁,人渐老、风月俱寒。想幽欢。土花庭甃,虫网阑干。 无端啼蛄搅夜,恨随团扇,苦近秋莲。一笛当楼,谢娘悬泪立风前。故园晚、强留诗酒,新雁远、不致寒暄。隔苍烟。楚香罗袖,谁伴婵娟。 저녁 비바람 정원 나뭇가지 꺾지 못하니 가련타, 성긴 잎만이 가을 매미를 감싸고 있네. 해 짧아져 가을에 접어드니 시정(诗情)은 다시 서글픔과 맞닿는구나. 물시계의 밤 시간 점점 길어지며 내 마음 쓸쓸함을 금할 수 없음은 사나이 점점 나이 들고 청풍명월은 모두 추위를 드러냄이라. 은밀했던 기쁨 떠오르건만 정원 우물의 벽엔 이끼 가득하고 난간은 온통 거미줄투성이 되었구나. 땅강아지 울음에 까닭 없이 밤을 새우고 둥근 부채같이 버려진 신세 가을 연꽃마냥 쓰라리구나. 그날 밤 누각에 들리던..

喜迁莺·月波疑滴(희천앵, 달빛이 물결치는)

月波疑滴,望玉壶天近,了无尘隔。翠眼圈花,冰丝织练,黄道宝光相直。自怜诗酒瘦,难应接许多春色。最无赖,是随香趁烛,曾伴狂客。 踪迹,漫记忆,老了杜郎,忍听东风笛。柳院灯疏,梅厅雪在,谁与细倾春碧?旧情拘未定,犹自学当年游历。怕万一,误玉人寒夜,窗际帘隙。 달빛이 물결치며 내려앉는 밤 하늘에는 먼지 한 점 없어 옥 항아리가 손에 닿을 듯 가깝구나. 투명 명주천으로 만든 오색찬란한 등불들 황도(黄道)의 찬란한 빛과 어울리고 있네. 시와 술로 초췌해진 내 모습이 가련하다 이렇게도 아름다운 봄 풍경 즐기기 어려워라. 가장 괴로운 것은 촛불 들고 향기를 쫓아 열광하는 친구들에게 끌려다니는 것. 당시의 발자취 아직도 생생하건만 두랑(杜郎)*은 이미 늙어 동풍에 실린 피리 소리 차마 듣기 힘들어라. 등불 드문드문한 버드나무 정원 잔설 남은 매..

东风第一枝·咏春雪(동풍제일지, 봄눈을 노래함)

巧沁兰心,偷黏草甲,东风欲障新暖。谩凝碧瓦难留,信知暮寒较浅。行天入镜,做弄出、轻松纤软。料故园、不卷重帘,误了乍来双燕。 青未了、柳回白眼。红欲断、杏开素面。旧游忆着山阴,后盟遂妨上苑。寒炉重暖,便放慢、春衫针线。恐凤靴、挑菜归来,万一灞桥相见。 교묘하게 난초의 마음을 적시고선 슬그머니 풀 위를 덮음은 동풍의 따스함을 가리려는 것인가. 푸른 기와에 얼어붙어도 머물기 어려우니 저녁 추위 덜해진 것을 알겠구나. 하늘을 걸어 거울로 들어가는 듯 만물을 화장함이 부드럽고 세심하여라. 지금쯤 고향 집은 겹겹 휘장 걷지 않았을 텐데 막 돌아온 제비들을 어떻게 하나. 푸르려고 하는 참에 흰 눈에 덮인 버들잎. 막 피어난 살구 꽃도 붉은 얼굴 감추었네. 옛 친구 찾아왔던 산인(山阴)* 눈길에 막혀 늦어버린 상원(上苑)* 꽃샘추위에 화로 다시..

双双燕·咏燕(쌍쌍연, 제비를 노래하다)

过春社了,度帘幕中间,去年尘冷。差池欲住,试入旧巢相并。还相雕梁藻井,又软语商量不定。飘然快拂花梢,翠尾分开红影。 芳径,芹泥雨润,爱贴地争飞,竞夸轻俊。红楼归晚,看足柳昏花暝。应自栖香正稳,便忘了、天涯芳信。愁损翠黛双蛾,日日画阑独凭。 춘사(春社)*가 지나 휘장 사이로 날아드니 작년부터 앉은 먼지가 차갑구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려앉아 옛 둥지에 같이 깃들려고 하네. 채색 대들보와 천장을 살펴보며 지지배배 의논을 멈추지 않네. 홀연히 날아 꽃나무 가지를 스치니 비취색 꼬리가 꽃 그림자를 가른다. 꽃향기 가득한 오솔길 미나리 진흙밭 봄비로 축축한데 다투어서 땅을 스치듯 날며 경쾌한 맵시 뽐내고 있구나. 홍루에 돌아오니 하늘이 어두워져 버들가지와 꽃들 모습이 희미하네. 포근한 둥지, 안식을 누리느라 이역만리 그녀 편지는 까마득히..

绮罗香·咏春雨(기라향 · 봄비를 노래하다)

做冷欺花,将烟困柳,千里偷催春暮。尽日冥迷,愁里欲飞还住。惊粉重、蝶宿西园,喜泥润、燕归南浦。最妨他、佳约风流,钿车不到杜陵路。 沉沉江上望极,还被春潮晚急,难寻官渡。隐约遥峰,和泪谢娘眉妩。临断岸,新绿生时,是落红、带愁流处。记当日、门掩梨花,剪灯深夜语。 차가운 기운 꽃들이 괴롭고 자욱한 안개 버들 고단한데 봄날은 천리 간 남몰래 석양을 재촉하네. 종일 어두칙칙하더니 근심 가득한 듯 흩날리다 문득 멈추다. 무거워진 날개에 깜짝 놀라 나비는 정원에 자리를 잡으나 제비는 젖은 진흙을 좋아하여 물가로 부지런히 오가네. 청춘 남녀 아름다운 약속 심하게 방해하여 꽃마차 두링로(杜陵路)*에 이르지 못하네. 아득히 보이는 건 강 위의 자욱한 안개뿐 봄날 파도는 초조하여 뒤늦게 서두르는데 나루터는 어디 있단 말이냐 멀리 아스라한 산봉우리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