晚雨未摧宫树,可怜闲叶,犹抱凉蝉。短景归秋,吟思又接愁边。漏初长,梦魂难禁,人渐老、风月俱寒。想幽欢。土花庭甃,虫网阑干。
无端啼蛄搅夜,恨随团扇,苦近秋莲。一笛当楼,谢娘悬泪立风前。故园晚、强留诗酒,新雁远、不致寒暄。隔苍烟。楚香罗袖,谁伴婵娟。
저녁 비바람 정원 나뭇가지 꺾지 못하니
가련타, 성긴 잎만이
가을 매미를 감싸고 있네.
해 짧아져 가을에 접어드니
시정(诗情)은 다시 서글픔과 맞닿는구나.
물시계의 밤 시간 점점 길어지며
내 마음 쓸쓸함을 금할 수 없음은
사나이 점점 나이 들고
청풍명월은 모두 추위를 드러냄이라.
은밀했던 기쁨 떠오르건만
정원 우물의 벽엔 이끼 가득하고
난간은 온통 거미줄투성이 되었구나.
땅강아지 울음에 까닭 없이 밤을 새우고
둥근 부채같이 버려진 신세
가을 연꽃마냥 쓰라리구나.
그날 밤 누각에 들리던 피리 소리
사랑(谢娘)*은 눈물 흘리며 바람 앞에 서 있었지.
옛 정원에 밤이 찾아왔건만
시와 술에 붙들리어
새로이 날아 오른 기러기 멀어져 갈 때
인사말조차 보내지 못하였네.
망망한 안개가 가로막으니
비단 소매 향긋한 분 냄새 여인이여
누가 그대와 함께 있어 주려나
1) 당(唐)나라의 재상 이덕유(李德裕) 집에 있던 명가기 사추랑(谢秋娘). 이후 추랑은 가기를 뜻하는 말이 됨.
▶ 사달조가 장한에서 귀양살이할 때 쓸쓸한 가을에 빗대어 늙고 약해지는 자신의 초라함을 슬퍼하며 이 사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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