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诗)/刘长卿 12

送方外上人(스님을 보내며)

孤云⑵将⑶野鹤⑵,岂向人间住。 莫买沃洲山⑷,时人已知处。 野鹤驾着孤云高飞天空,岂肯在人间居住? 你不必到著名的沃洲山福地,那可是人们最熟悉的去处。 756년(肃宗至德元年)에 유장경은 난바(南巴)에서 돌아왔다가 바로 강남으로 돌아 감. 이후 근 10년간 장쑤와 저장 일대의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스님들과 교류함. 이 시기에 쓴 시.

送方外上人(스님을 보내며)

孤云将野鹤,岂向人间住。莫买沃洲山,时人已知处。 한 조각 구름을 타고 나는 야생의 학 어찌 인간 세상에 머무를 수 있으랴 부디 워저우산(沃洲山)*을 찾지는 마시게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곳일세. * 워저우산(沃洲山):저장성 신창현(新昌县) 동쪽에 있는 산으로 진(晋)의 고승 지둔(支遁)이 학과 말을 길렀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음. 도교의 12성지에 속함. 사람들에게 너무 알려져 있어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는 충고. 756년(肃宗至德元年)에 유장경은 난바(南巴)에서 돌아왔다가 바로 강남으로 돌아 감. 이후 근 10년간 장쑤와 저장 일대의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스님들과 교류함. 이 시기에 쓴 시.

听弹琴(거문고 타는 소리)

泠泠七弦上,静听松风寒。古调虽自爱,今人多不弹。 일곱 현에서 울려 퍼지는 청량한 곡조 미세한 음들이 솔숲의 바람마냥 서늘하다. 내가 옛 곡조를 사랑함이 지극하건만 요즘은 거문고 타는 이들이 드물어졌구나. 유장경(刘长卿)은 진사 급제하고 임관도 하기 전에 안사의 난을 당해 장쑤 지역으로 피난을 갔다, 숙종 지덕연간(756~758)에 잠깐 창저우위(长洲尉)와 해염령(海盐令)을 맡게 됨. 이 당시에는 당나라와 주변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의 음악 흐름에 큰 변화가 생김. 연악(燕乐)이 크게 인기를 끌게 되었고 서역에서 전래된 비파(琵琶)가 중심 악기로 자리잡음. 전통적인 거문고는 고상하고 경건한 곡조에도 불구하고 봄 햇빛에 노출된 잔설처럼 연주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됨.

送灵澈上人(영철 스님을 보내며)

苍苍竹林寺,杳杳钟声晚。荷笠带夕阳,青山独归远。 짙푸른 숲 속에 죽림사(竹林寺) 있어 멀리서 저녁 종소리 울려 오네. 등에 진 삿갓에 저녁 햇살 받으면서 청산(青山) 먼 길을 저 홀로 가는구나. 영철(灵澈)은 당나라 중기의 유명한 시승(诗僧). 후이지(会稽, 지금의 저장 사오싱浙江绍兴) 사람. 후이지 윈먼산(云门山) 운문사(云门寺)에서 출가. 죽림사(竹林寺)는 룬저우(润州, 지금의 장수 전장镇江)에 있으며 영철스님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묶고 있던 절. 유장경이 영철스님을 룬저우에서 만났다 헤어진 것은 769~770년 즈음. 유장경은 761년(肃宗上元二年) 난바(南巴, 지금의 광동 마오밍茂名의 남쪽)의 귀양살이에서 돌아와 실의하여 지내고 있었고 영철스님은 아직 시명(诗名)이 알려지지 않고 강남 일대를 떠돌던..

自夏口至鹦鹉洲夕望岳阳寄源中丞(샤커우*에서 잉우저우*로 가는 배에서 저녁무렵 웨양*을 바라보며 원중승*에게 쓰다)

汀洲无浪复无烟,楚客相思益渺然。 汉口夕阳斜渡鸟,洞庭秋水远连天。 孤城背岭寒吹角,独树临江夜泊船。 贾谊上书忧汉室,长沙谪去古今怜。 잉어저우(鹦鹉洲) 가는 동안 풍랑 없고 안개 없어 초 땅 나그네의 그리움은 갈수록 깊어진다. 한커우(汉口)의 석양, 새들은 비스듬히 강을 건너고 둥팅 가을 호수는 멀리 하늘과 맞닿았네. 산을 등진 외로운 성, 나팔소리는 차갑고 강가에 홀로 선 나무, 밤이 되어 배를 대었네. 가의(贾谊)는 충정에서 상소를 올렸건만 창사 좌천이 웬말인가, 예나 지금이나 처량한 신세. * 샤커우(夏口):후베이 우한의 한수이(汉水)가 창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입구. 몐양(沔阳) 이하 지역의 한수이를 샤수이(夏水)라고 하기 때문에 한수이와 창강이 만나는 곳을 샤커우 또는 한커우(汉口)라고 함. * 잉우저우(鹦鹉..

长沙过贾谊宅(창사의 가의 고택에 들러)

三年谪宦此栖迟,万古惟留楚客悲。 秋草独寻人去后,寒林空见日斜时。 汉文有道恩犹薄,湘水无情吊岂知? 寂寂江山摇落处,怜君何事到天涯! 이 곳으로 밀려와서 지내야 했던 삼년 초 땅에서의 나그네 설움 시간이 멈춘 것 같았겠지. 가을 풀잎 밟으며 홀로 찾은 옛 사람의 자취 썰렁한 숲에 남은 것은 단지 저녁 햇살뿐이라. 성군 한문제가 하필 그대에게는 야박했는지 무정한 샹수이(湘水)는 내가 온 뜻을 알까 적막한 강산, 초목도 이미 시들어 떨어진 곳 애석하구나, 그대 어쩌다 세상 끝까지 밀려 왔는가! 유장경은 758년과 773년 두번의 지방 좌천을 당했는데, 이 시는 두번째 창사로 좌천되었던 해 늦은 가을 가의의 고택을 둘러 보고 쓴 것으로 보임. 가의(BC200~BC168)는 한문제때 정치가로 중상모략을 당해 창사왕 태부(太..

江州重别薛六柳八二员外(장저우에서 쉐육, 유팔과 헤어지며)

生涯岂料承优诏,世事空知学醉歌。 江上月明胡雁过,淮南木落楚山多。 寄身且喜沧洲近,顾影无如白发何。 今日龙钟人共老,愧君犹遣慎风波。 평생 살면서 이렇게 망극한 조서*를 받게 될 줄이야 세상사 알고 보니 취하여 노래하느니 못해. 북쪽 기러기떼가 달빛 밝은 강 위를 날아가고 화이난(淮南)에 나뭇잎 지면 초(楚)의 산도 모습을 드러내네. 바닷가 근처에 몸을 의탁하여 잠깐 즐거웠으나 돌아보니 그림자 같은 세월 흰머리를 어찌하랴. 오늘 우리 같이 늙어 걸음도 불편한 처지에 풍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는 그대들에게 고맙고 부끄러울 따름일세. * 망극한 조서(优诏) : 자신에게 내려진 조치가 부당함을 반어적으로 표현. 782년(德宗建中3年) 이희열(李希烈)의 반군이 쑤이저우(随州, 지금의 안후이 쑤이현随县)을 점령하자 쑤이저우 ..

新年作(신년 소회)

乡心新岁切,天畔独潸然。 老至居人下,春归在客先。 岭猿同旦暮,江柳共风烟。 已似长沙傅,从今又几年。 새해가 되니 고향생각 더욱 간절하여 하늘가 외로이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네. 나이 들어 오지의 말직으로 쫓겨왔거늘 봄이 저 먼저 고향길을 서두는구나. 아침 저녁 산속 원숭이들과 함께 하며 강변 버드나무와 바람결 안개를 나눈다네. 이미 장사부(长沙傅)와 같은 꼴이 되었으니 1) 앞으로 몇년이나 더 버텨야 하나. 1) 장사부(长沙傅) : 참소를 받아 장사왕 태부(长沙王太傅)로 좌천되었던 가의(贾谊)에 자신을 비유. 가의(B.C 200 ~ 168년)는 서한 초기의 정치가이면서 문학가. 장사왕(长沙王)은 창사(长沙) 지역의 분봉왕. * 당 숙종 지덕3년(758년) 봄, 유장경은 참소를 당해 쑤저우 창저우위(长洲尉)에서..

寻南溪常山道人隐居(상산도인을 찾아)

一路经行处,莓苔见履痕。 白云依静渚,春草闭闲门。 过雨看松色,随山到水源。 溪花与禅意,相对亦忘言。 곧장 걸어서 지나가는 숲속으로 발자국 흔적 남은 푸른 이끼 오솔길 하천 작은 섬에 기대어 있는 흰구름 봄날 풀들이 빈집 문을 휘감았네. 비 지나간 뒤 소나무 숲 푸른 빛 산길 따라 물 시작하는 곳에 찾아갔네. 냇가 꽃에서 느낀 깨달음의 경지1) 물끄러미 바라보며 할 말을 잊었다.2) 1) "부처가 꽃을 드니 가엽(迦叶)이 웃었다"는 이심전심 깨달음의 경지. 2) "원리를 터득하면 설명할 말이 필요없다"는 도가(道家)의 경지. * 당 대종 대력(766~779) 연간은 시대적인 좌절에서 도피하여 감상적이면서도 조용하고 소박한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시풍의 시기였음. 이 시는 당시의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 시인..

饯别王十一南游(왕십일과의 송별)

望君烟水阔,挥手泪沾巾。 飞鸟没何处,青山空向人。 长江一帆远,落日五湖春。 谁见汀洲上,相思愁白蘋。 그대 광활한 강 안개 속에 사라져 갈 때 손 흔들며 흘린 눈물에 수건이 축축하네. 나는 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건만 청산만 우두커니 사람과 마주하였네. 한 척 돛단배 창강따라 흘러 가면 해질 녘 우호(五湖)에서 봄 경치 즐기겠지. 1) 강 언덕에서 하얀 마름꽃 바라보는 이 아픈 가슴 누가 이해할 수 있으랴. 1) 우호(五湖):타이호(太湖)의 옛이름. 타이호는 창강 삼각주 남쪽에 있는 중국에서 3번째로 큰 담수호. 북쪽으로 우시(无锡), 남쪽으로 후저우(湖州), 서쪽으로는 이싱(宜兴), 동쪽으로는 쑤저우와 접해 있음. * 친구를 보내고 난 뒤의 쓸쓸한 감정을 노래한 시. 친구 왕십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