昆曲/长生殿·弹词 12

미성(尾声)

俺好似惊乌绕树向空枝外,谁承望旧燕寻巢入画栋来?今日个知音喜遇知音在,这相逢异哉!恁相投快哉!待俺慢慢地传与恁一曲霓裳播千载。 나는 깜짝 놀라 나무를 휘돌아 가지 너머 창공을 향하는 새 한 마리옛 제비 둥지를 찾아 화려한 대청으로 오리라 누가 생각하였으랴오늘 뜻하지 않게 음 아는 사람이 음 아는 사람을 만났으니이 만남이 참으로 기이하구나우리 서로 의기투합하니 참 기쁘다나 그대에게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을 차근차근 전수할 테니 부디 천년까지 전하여 주시게

구전(九转)

这琵琶曾供奉开元皇帝,重提起心伤泪滴!俺也曾在梨园籍上姓名题,亲向那沉香亭花里去承值,华清宫宴上去追随。俺不是贺家的怀智,黄幡绰与咱皆老辈。俺虽是弄琵琶却不姓雷,吓哈他呵!骂逆贼早已身死名垂。俺也不是擅场方响马仙期。那些旧相识多休嗳话题。俺只为家亡国破兵戈沸,因此上孤身流落在江南地。恁官人絮叨叨苦问俺是谁,则俺老伶工名唤做龟年身姓李。 이 비파로 개원(开元) 황제를 모셨는데가슴 아픈 일 다시 노래하니 눈물 떨어지네나 또한 이원 제자(梨园弟子)로 이름을 올려침향정(沉香亭)1) 꽃 가운데로 직접 나아가 섬겼으며화청궁(华清宫)2) 연회에도 나가 수종을 들었다오나는 하(贺)씨 집안의 회지(怀智)3)는 아니나황번작(黄幡绰)4)과 우리는 모두 옛 동료였소나 비록 비파에 능하나 뇌(雷) 씨 성이 아닌데그를 깜짝 놀라게는 해준답니다망할 역적놈, 몸은 이..

팔전(八转)

自銮舆西巡蜀道,长安内兵戈肆扰。千官无复紫宸朝,把繁华顿消,顿消。六宫中朱户挂蠨蛸,御榻旁白日狐狸笑。叫鸱鸮也么哥,长蓬蒿也么哥也。鹿儿乱跑,苑柳宫花一半儿凋。有谁人去扫,去扫,玳瑁空梁燕泥儿抛,只留得缺月黄昏照。叹萧条也么哥,染腥臊也么哥,染腥臊玉砌空堆马粪高。 천자의 수레가 서쪽 촉(蜀) 길로 나서자장안에는 싸움 소리가 요란하였네문무백관 더 이상 자신(紫宸)1)에서 조배를 드리지 않고번화하던 모습 홀연 사라졌네홀연히 사라졌네육궁(六宫)의 붉은 대문2)에는 거미줄이 걸리고백주 대낮에 여우와 삵이 어가 옆에서 웃고 있구나올빼미 울부짖음은 무슨 일이며무성히 자란 쑥은 무슨 일인가사슴이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궁궐 정원의 버들과 꽃 절반은 시들었네누가 깨끗이 쓸고 수선도 할까텅 빈 거북 장식 대들보, 제비는 둥지를 버려이지러진 달만 희미..

구전화랑아(九转货郎儿), 칠전(七转)

破不喇马嵬驿舍,冷清清佛堂倒斜,一代红颜为君绝,千秋遗恨滴罗巾血。半行字是薄命的碑碣,一掊土是断肠墓穴,再无人过荒凉野。嗳莽天涯,谁吊梨花榭?可怜那抱悲怨的孤魂,只伴着呜咽咽的鹃声冷啼月。  마웨이 역사(马嵬驿舍)1)는 우르르 허물어졌고불당도 기울어져 썰렁하구나세기의 미녀가 군왕을 위해 목숨을 끊었으니천추의 한을 남기며 비단 자락에 핏방울을 흘렸네 쓰다 만 몇 글자는 박명한 여인을 위한 비석이요한 줌 흙은 애간장 끊는 무덤의 것이라다시는 아무도 지나지 않는 황량한 벌판이로다아이고, 망망한 하늘 끝까지 흘러왔으니누가 배꽃 만발한 정자를 슬퍼할 것인가가련하다, 서러움 원망 가득 품은 외로운 혼이여단지 차가운 달빛 아래 두견새 오열하는 소리만 함께 하구나 1)    산시성 싱핑시(陕西省兴平市) 서쪽 10km 마웨이진(马嵬镇)의 ..

육전(六转)

吓哈恰,恰正好喜孜孜霓裳歌舞,不提防扑通通渔阳战鼓。划地里慌慌急急、纷纷乱乱奏边书,送得个九重内心惶惧。早则是惊惊恐恐、仓仓卒卒、挨挨挤挤、抢抢攘攘出延秋西路,携着个娇娇滴滴贵妃同去。又则见密密匝匝的兵,重重叠叠的卒,闹闹炒炒、轰轰劐劐四下喧呼,生逼散恩恩爱爱、疼疼热热帝王夫妇。霎时间画就一幅惨惨凄凄绝代佳人绝命图! 아차차마침 예상(霓裳) 춤과 노래로 한창 분위기가 달아올라와당탕 위양(渔阳) 싸움의 북소리를 대비하지 못하였네화급함이 황황급급이요변방에서 상소가 빗발치는데보내온 것은 구중궁궐 안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라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여서허둥지둥 밀치락달치락우왕좌왕 옌추(延秋)1) 서쪽 길로 나가는데애지중지 아끼는 귀비를 데리고 가는구나또 보니 빽빽 촘촘 병사들과겹겹이 군대가왁자지껄우레 같은 함성을 사방으로 지르며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

오전(五转)

当日个那娘娘在荷亭把宫商细按,谱新声把霓裳调翻。昼长时亲自教双鬟,舒素手拍香檀,一字字都吐自朱唇皓齿间。恰便似一串骊珠声和韵闲,恰便似莺与燕弄关关,恰便似鸣泉花底流溪涧,恰便似明月下泠泠清梵,恰便似缑岭上鹤唳高寒,恰便似步虚仙佩夜珊珊。传集了梨园部,教坊班,向翠盘中高簇拥个美貌如花杨玉环。 그날 선녀 같은 여인이 연꽃 핀 정자에서 궁상(宫商)1)을 섬세하게 맞추며새로운 곡조를 만들고 예상(霓裳)을 다듬었네길고 긴 낮에 스스로 양쪽 쪽 진 머리를 매만지고하얀 손은 향단(香檀)2)으로 박자를 맞추니붉은 입술 새하얀 이 사이로 튀어나온 한 자 한 자가마치 여주(骊珠) 목걸이 소리처럼 조화롭고 우아하며2)마치 꾀꼬리와 제비가 어울려 노래하는 것 같고마치 꽃 밑에서 샘물이 계곡으로 소리 내며 흐르는 것 같고마치 달 아래 스님의 청량한 독경 소..

사전(四转)

那君王看承得似明珠没两,镇日里高擎在掌。赛过那汉飞燕在昭阳。可正是玉楼中巢翡翠,金殿上锁着鸳鸯。宵偎昼傍,直弄得那官家丢不得、舍不得、那半刻心儿上。守住情场,占断柔乡,美甘甘写不了风流帐。行厮并坐一双。端的是欢浓爱长,博得个月夜花朝真受享。 그 군왕이 둘도 없는 보석처럼 보살피며종일 손바닥에 높이 들고 애지중지하였으니한(汉)나라 비연(飞燕)1)을 능가하는 이가 소양(昭阳)에 있었음이라진실로 옥루(玉楼)에 깃든 비취요금전(金殿) 위에 가둔 원앙이라밤이든 낮이든 같이 하며 기대었으니급기야 황제는 잊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늘 마음에 두어야 하였네애정을 독차지하고여색으로 사로잡아그 달콤함을 글로 다 쓸 수가 없네두 사람이 가고 앉는 것을 같이 하였으니단언컨데 넘치는 희열과 영원한 사랑이요달 밝은 밤, 꽃 피는 아침을 누리고 누렸도다 1)..

삼전(三转)

那娘娘生得来似仙姿佚貌,说不尽幽闲窈窕。端的是花输双颊柳输腰,比昭君增妍丽,较西子倍丰标。似天仙飞来海峤,恍嫦娥偷离碧宵。更春情韵饶,春酣态娇,春眠梦悄,抵多少百样娉婷也难画描。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선녀 같은 자태 출중한 미모라그윽하고 아름다움을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진실로 꽃이 양 뺨에 미치지 못하고 버들이 허리에 비할 바 아니었으니아리따움은 소군(昭君)을 능가하고용모는 서자(西子)1)의 배나 뛰어났네하늘의 선녀가 바닷가 산봉우리에 날아온 듯하며푸른 새벽하늘로 몰래 떠난 상아(嫦娥) 같았었네생동감 넘치는 우아함은 더욱 풍성하여 자태와 애교는 봄 술에 취한 것 같고봄날 나른한 잠에서 꿈꾸는 것 같으니고운 모습을 어찌 말로 설명하며 그림으로 그릴 수 있으랴 1)    서시(西施)를 가리킴. ▶ 삼전은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

이전(二转)

想当初庆皇唐太平天下,访丽色把蛾眉选刷。有佳人生长在弘农杨氏家,深闺内端的是玉无瑕。那君王一见了就欢无那,把钿盒金钗亲纳,评跋做昭阳第一花。 당초 경황(庆皇)1)의 때를 돌이켜 보면 당 왕조의 태평성세라아름다운 용모를 찾고 절색을 고르고 골랐었네홍농 양 씨(弘农杨氏)2) 댁에 미녀가 자랐는데진실로 규방 깊숙한 곳에 있는 흠 하나 없는 옥이었네군왕이 첫눈에 반하여 어쩔 줄 몰라 보석상자 금비녀를 친히 하사하며소양전(昭阳殿)3) 제일의 꽃이라고 극찬하였었네 1)    현종 재위 초기에 정국이 안정되고 경제가 번영하게 됨. 이 시기를 개원의 치(开元之治)라고 부름.2)    당나라는 ‘이무위양(李武韦杨)’ 4대 성의 혼인 관계로 형성되었음. 특히 양 씨는 11명의 재상과 태종과 현종의 비를 배출하였는데 태종의 비는 측천무후..

구전화랑아(九转货郎儿)

唱不尽兴亡梦幻,弹不尽悲伤感叹。大古里凄凉满眼对江山!我只待拨繁弦传幽怨,翻别调写愁烦,慢慢地把天宝当年遗事弹。 흥망성쇠 꿈 같음을 노래하면 끝이 없고 서글픔과 탄식을 거문고로 달랠 수 없네강산을 마주하니 두 눈 가득 처량한 풍경이로다나 기다렸다 거문고 뜯으며 마음속 사무침 전해주리니곡조를 바꾸어 가면서 근심과 번뇌를 이야기하며느긋이 천보(天宝) 그해 전해지는 사연을 거문고 줄에 실어리라 ▶ 구전화랑아(九转货郎儿)는 북곡 정궁(北曲正宫)에 속하는 곡패. 송, 원 시대에 행상인들은 징을 치거나 뱀가죽 북을 흔들며 물품의 이름을 노래로 부르면서 호객하였는데 이들이 부르던 곡조를 화랑아라고 하게 됨. 화랑아는 3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쳐 화랑아, 전조화랑아(转调货郎儿)와 구전화랑아로 나누어짐. 전조화랑아는 화랑아 곡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