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銮舆西巡蜀道,长安内兵戈肆扰。千官无复紫宸朝,把繁华顿消,顿消。六宫中朱户挂蠨蛸,御榻旁白日狐狸笑。叫鸱鸮也么哥,长蓬蒿也么哥也。鹿儿乱跑,苑柳宫花一半儿凋。有谁人去扫,去扫,玳瑁空梁燕泥儿抛,只留得缺月黄昏照。叹萧条也么哥,染腥臊也么哥,染腥臊玉砌空堆马粪高。
천자의 수레가 서쪽 촉(蜀) 길로 나서자
장안에는 싸움 소리가 요란하였네
문무백관 더 이상 자신(紫宸)1)에서 조배를 드리지 않고
번화하던 모습 홀연 사라졌네
홀연히 사라졌네
육궁(六宫)의 붉은 대문2)에는 거미줄이 걸리고
백주 대낮에 여우와 삵이 어가 옆에서 웃고 있구나
올빼미 울부짖음은 무슨 일이며
무성히 자란 쑥은 무슨 일인가
사슴이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궁궐 정원의 버들과 꽃 절반은 시들었네
누가 깨끗이 쓸고
수선도 할까
텅 빈 거북 장식 대들보, 제비는 둥지를 버려
이지러진 달만 희미한 빛을 비추는구나
스산함을 탄식한들 무슨 소용이며
구린내 진동함은 무슨 일인가
구린내 진동하는 옥 계단에 말똥만 수북이 쌓였네
1) 황제가 머무르던 궁전.
2) 황후가 거처하던 궁을 육궁이라 하였으며, 제후나 공신에게 황제가 붉은 대문을 하사하였음. 이후 붉은 대문이 존귀한 이의 집을 이르는 말이 됨.
▶ 구전화랑아(九转货郎儿)는 북곡 정궁(北曲正宫)에 속하는 곡패. 송, 원 시대에 행상인들은 징을 치거나 뱀가죽 북을 흔들며 물품의 이름을 노래로 부르면서 호객하였는데 이들이 부르던 곡조를 화랑아라고 하게 됨. 화랑아는 3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쳐 화랑아, 전조화랑아(转调货郎儿)와 구전화랑아로 나누어짐. 전조화랑아는 화랑아 곡패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중간에 다른 곡조를 삽입한 형태이며 구전화랑아는 한 곡의 화랑아와 8개의 다른 전조화랑아를 연결한 것으로 선율과 박자는 물론 음계의 변화가 심한 것이 특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