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陈与义 2

临江仙·高咏楚词酬午日(임강선, 초사 목 놓아 부르는 단오절)

高咏楚辞酬午日,天涯节序匆匆。榴花不似舞裙红。无人知此意,歌罢满帘风。 万事一身伤老矣,戎葵凝笑樯东。酒杯深浅去年同。试浇桥下水,今夕到湘中。 목놓아 '초사(楚辞)*' 부르며 단오를 보내는데 머나먼 타향, 절기는 총총히 지나가네. 석류 꽃이 붉다 한들 무희들 치마(舞裙)*에 비하랴. 내 품은 뜻 누가 알아주리 노래 그치니 휘장에 바람 가득하구나. 세상만사 그대로인데 몸은 늙고 병들어 담장 옆 접시꽃 동쪽으로 웃음을 머금네. 잔에 따른 술맛은 작년과 다름없구나. 다리 밑 강물에 한잔 따르리니 오늘 저녁 샹(湘)*까지 흘러가거라. 1. 초나라의 애국시인 굴원이 초 지역의 노래들을 흡수하여 '이소(离骚)'라는 대작을 펴낸 뒤 많은 사람들이 모방하여 주옥같은 시를 씀. 이 장르의 문학작품을 통칭하여 초사(楚辞)라고 함. 2...

临江仙·夜登小阁忆洛中旧游(임강선, 밤에 작은 누각에 올라 뤄양에서 놀던 일을 떠올리다)

忆昔午桥桥上饮,坐中多是豪英。长沟流月去无声。杏花疏影里,吹笛到天明。 二十馀年如一梦,此身虽在堪惊!闲登小阁看新晴。古今多少事,渔唱起三更。 오래전 오교(午桥)* 위에서 술 마시던 일 떠오르네 좌중의 많은 사람들 모두 영웅호걸이었지. 달이 긴 냇물을 따라 소리 없이 흐르는 곳 성긴 살구꽃 그림자 아래서 날 밝을 때까지 피리를 불었었네. 이십여 년의 세월 꿈만 같아라 몸은 있으나 마음은 모두 으스러졌네. 하릴없이 작은 정자에 올라 비 그친 뒤 청량함을 보노라니 고금의 허다한 사건들 한밤중 어부의 뱃노래로 변하였구나. 1. 뤄양에서 남쪽으로 십 리쯤에 있던 다리. 당나라 때 백거이, 유우석, 배도(裴度) 등이 모여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던 장소로 젊을 때 옛 선현들을 좇아 풍류를 즐겼던 젊은 시절의 생활을 묘사.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