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诗)/唐诗 王维 28

秋夜曲(가을 밤)

桂魄初生秋露微,轻罗已薄未更衣。 银筝夜久殷勤弄,心怯空房不忍归。 계수나무 품은 달이 떠오른 밤, 가을 이슬이 서늘하여 몸에 걸친 옷이 가벼워도 갈아 입기는 애매하여라 밤은 이미 깊었건만 달빛아래 쟁 타는 것에 빠져드니 독수공방 들어 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구나 원정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잠못 이루는 밤을 쟁 연주에 몰입하여 잊어버리려 하는 여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묘사.

送元二使安西(원이가 안시가는 것을 송별하다)

渭城朝雨浥轻尘,客舍青青柳色新。 劝君更尽一杯酒,西出阳关无故人。 웨이성에 아침 일찍 비가 그쳐 먼지 한점 없고 객사 주변 버드나무는 푸르름이 더욱 새롭다. 자네, 한잔 더 비우도록 하게 양관(阳关)*을 나가 서쪽으로 가면 친구라곤 없을테니 양관삼첩(阳关三叠) 또는 웨이성곡(渭城曲)이라고도 함. 안사의 난 전에 쓴 것으로 친구 원이(元二)가 안시도호부에 부임할 때 장안에서 웨이청까지 따라가 송별하며 쓴 시. 이 시는 당나라 때 광범위하게 애창되어 이별석상에서의 환송가가 되었음. 웨이성은 진(秦)나라 때의 셴양성(咸阳城)을 한나라 때 개명한 것이며 양관(阳关)은 지금의 간쑤성 둔황 서남쪽에 있던 고대 서역과의 주요 교통로였음.

九月九日忆山东兄弟(구월 구일 산동의 형제를 그리워하다)

独在异乡为异客,每逢佳节倍思亲。 遥知兄弟登高处,遍插茱萸少一人。 홀로 타향에서 낯선 손님이 되어 명절만 되면 가족 생각 간절해지네. 형제들은 높은 곳에 올라 산수유 가지 꽂으면서 한사람 부족한 것을 못내 아쉬워 하겠지. 왕유가 17세에 쓴 시. 당시 그는 뤄양과 창안의 중간 지역에 혼자 지내고 있었음. 그는 푸저우(蒲州, 지금의 산시 용지山西永济) 사람인데 푸저우는 화산(华山)의 동쪽에 있어 자신의 형제들을 산동(山东)의 형제라고 부름. 9월 9일은 중양절(重阳节)로 옛날 중국인들은 이 날에 높은 곳에 올라가 산수유 가지를 머리에 꽂으면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음.

杂诗(잡시)

君自故乡来,应知故乡事。来日绮窗前,寒梅著花未? 그대 고향을 막 떠나왔으니 고향 소식 잘 알고 있겠구료. 오실 때 우리 집 창문 앞에 매화는 아직 피지 않았던가요? 왕유는 멍진(孟津, 허난성 북서 지방 뤄양의 북쪽에 있는 황허 인근의 마을)에 10여년 지낼 때 우연히 고향의 지인을 만나 고향 생각이 간절하여 이 시를 씀. 잡시 3수 중 제2수가 가장 유명함.

相思(홍두, 그리움)

红豆生南国,春来发几枝?愿君多采撷,此物最相思。 홍두는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데 봄이면 얼마나 많은 가지가 나오는가 청컨데 그대 마음껏 따기 바라니 나의 그리움을 가장 잘 담고 있음이라. * 홍두(红豆)는 남방 식물로 전설에 따르면 변방에서 남편을 잃은 어떤 여인이 나무아래서 울다 죽은 뒤 홍두로 변했음. 그래서 상사자(相思子)라고도 불림. 이 시의 제목은 "강 위에서 이구년에게 바치다(江上赠李龟年)"라고도 알려져 있음. 안사의 난 때 이구년이 강남을 떠돌며 무대에서 불렀으므로 천보(天宝, 742~756) 연간의 작품으로 추정됨.

竹里馆(죽리관)

独坐幽篁里,弹琴复长啸。深林人不知,明月来相照。 홀로 적막한 대나무 숲 깊숙이 앉아 거문고도 뜯었다가 퉁소도 불었다가 아무도 나 있음을 알지 못하나 밝은 달이 찾아와서 비추어주네. 죽리관은 왕촨 별채 주위가 대나무 숲이라 붙은 이름. 왕유는 일찍부터 불교를 믿은데다 벼슬길도 순탄치 않아 40세 이후로는 세상일에 관심을 버리고 반관반은(半官半隐)의 생활을 함. 이 시는 만년에 란톈 왕촨에 거할 때 씀. 그의 왕촨집(辋川集) 20수 중 제17수.

鹿柴(루차이)

空山不见人,但闻人语响。返景入深林,复照青苔上。 텅빈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 저녁 햇살이 무성한 나무 사이로 들어와 숲속 푸른 이끼를 비추어 주네 왕유는 현종 천보 연간(742年 正月~756年 七月)에 중난산 밑의 왕촨(辋川)에 별채를 지음. 왕촨에는 명승지가 스무곳 있었는데 왕유는 친구 배적(裴迪)과 이 곳들을 돌아다니며 시를 써서 왕촨집(辋川集)을 엮음. 이 시는 그 중 제5수.

酬郭给事(곽급사에게)

洞门高阁霭余晖,桃李阴阴4柳絮飞。 禁里疏钟官舍晚,省中啼鸟吏人稀。 晨摇玉佩趋金殿,夕奉天书拜琐闱。 强欲从君无那老,将因卧病解朝衣。 저녁 햇살이 궁궐의 문과 누각을 감싸고 복숭아 나무 배나무 무성한 곳 버들솜 흩날리네. 관사에 밤이 찾아와 황궁 종소리도 뜨음해지니 한적한 문하성에는 새소리만 들리는구나. 새벽녘 폐하 알현하는 발걸음에 흔들거리는 옥패(玉佩)* 저녁에는 조서를 받들고 황공하게 궁문을 물러나겠지. 그대를 따르고픈 마음 굴뚝같으나 이미 늙어 병병하니 몸져 누워서 관복 끈을 풀 수 밖에 없다네. * 옥패(玉佩) : 관리들이 몸에 걸쳤던 옥으로 만든 장식물. 왕유가 만년에 급사중(给事中) 곽승하(郭承嘏)에게 증정한 시. 급사중은 문하성(门下省)의 요직으로 황제 옆에서 조서를 선포하고 정책의 실수를 바로잡고 ..

积雨辋川庄作(장마)

积雨空林烟火迟,蒸藜炊黍饷东菑。 漠漠水田飞白鹭,阴阴夏木啭黄鹂。 山中习静观朝槿,松下清斋折露葵。 野老与人争席罢,海鸥何事更相疑。 성긴 수풀에 장마비 내려 불 지피기 어려운데 명아주 나물 기장 밥 지어 동쪽 밭으로 보내는구나. 광활한 논 위에는 백로가 날고 무성한 여름 나무에서 꾀꼬리 지저귀는 소리. 조용히 아침 무궁화 꽃 감상하는 산중 생활 소나무 아래 소박한 밥상에 아욱을 뜯는다네. 촌 늙은이 세상에서 자리 다툼할 일 없거늘 갈매기는 무슨 일로 의심을 하는거냐*. * 열자·황제편(列子·黄帝篇)의 고사:바닷가에 갈매기와 아주 친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갈매기를 잡아 오라는 명을 받고 바닷가로 가니 갈매기가 멀리 날아 가 버림. 잘못된 마음가짐이 그와 갈매기의 관계를 망쳐 놓음. 왕유가 중난산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