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晁补之 4

洞仙歌• 泗州中秋作(동선가, 쓰저우에서 중추절에 씀)

青烟幂处,碧海飞金镜。 永夜闲阶卧桂影。露凉时, 零乱多少寒螀,神京远, 惟有蓝桥近。 水晶帘不下, 云母屏开,冷浸佳人淡脂粉。待都将许多明, 付与金尊,投晓共流霞倾尽。更携取胡床上南楼,看玉做人间, 素秋千顷。 푸른 안개 자욱한 곳 금 거울이 파란 하늘을 날아왔네. 기나긴 밤 한적한 계단에 계수나무 그림자 드리우고 새벽이슬 차가울 때 가을 매미들 어지럽게 울어대네. 서울은 멀기만 한데 남교(蓝桥)*가 오히려 가깝구나. 수정 휘장 걷어 올리고 운모 병풍 펼쳐 놓으니 차가운 달빛 여인네 옅은 화장을 적시네. 허다한 달빛 밝아질 때 기다렸다 금 술잔에 쓸어 담고 새벽 밝을 때 유하(流霞)*와 같이 쭉 비워버린 뒤 접이 의자 집어 들고 남루(南楼)에 올라* 옥으로 만든 인간 세상 내려보며 하얀 가을(素秋)* 광활함을 음미하리라. ..

忆少年• 别历下(억소년, 리샤를 떠나며)

无穷官柳,无情画舸,无根行客。南山尚相逢, 只高城人隔。 罨画园林溪绀碧,算重来, 尽成陈迹。刘郎鬓如此, 况桃花颜色。 큰길 버드나무 가로수 끝이 없고 놀잇배는 무심한데 나그네 정처 없이 떠도는구나. 남산(南山)*은 마주 보고 배웅을 나오건만 높은 성이 가로 막아 그대는 보이지 않네. 천연색 그림 속 수풀 계곡 푸르디푸르러 다시 돌아가고자 하니 모두 옛 흔적만 남았네. 유랑(刘郎)*의 귀밑머리 이렇게 희어졌거늘 복숭아꽃 같은 얼굴이야 오죽하랴. 1) 리청현(历城县) 남쪽의 리산(历山)을 가리킴. 2) 당 순종(唐顺宗)이 즉위하자 유우석(刘禹锡)은 영정 혁신(永贞革新)에 참여했다가 실패하고 여러 차례 유배를 가게 됨. 이후 장안으로 돌아오긴 하지만 이미 청춘이 다 지난 후였다는 고사의 인용. ▶ 철종 소성 2년(10..

盐角儿·亳社观梅(염각아, 보사에서 보는 매화)

开时似雪,谢时似雪,花中奇绝。香非在蕊,香非在萼,骨中香彻。 占溪风,留溪月,堪羞损、山桃如血。直饶更、疏疏淡淡,终有一般情别。 필 적에는 눈 같더니 질 때에도 눈 같으니 꽃 중에서 지극히 기이하다. 향기가 봉오리에 있지 않고 꽃 잎에 있는 것도 아니며 내면 깊숙한 곳에서 스며 나오는 것이라. 계곡 바람을 차지하고 계곡 달을 머무르게 하니 산에 핏빛같이 피어난 복숭아꽃이 색깔을 잃고 부끄러워하는구나. 비록 꽃 드문드문하고 향기 담담하나 필경 다른 꽃이 따르지 못할 정취가 있음이라. ▶ 철종 소성 2년(哲宗绍圣, 1095년) 작자가 지저우 지주(齐州知州)에서 보저우 통판(毫州通判)으로 좌천되었을 때 보사(亳社, 보저우에 있는 토지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당)에서 매화를 감상한 작품. 보저우는 지금의 안후이성 보현(亳县)..

水龙吟·次韵林圣予惜春(수룡음, 임성예의 석춘에서 운을 빌리다)

问春何苦匆匆, 带风伴雨如驰骤。幽葩细萼,小园低槛,壅培未就。吹尽繁红,占春长久, 不如垂柳。算春长不老,人愁春老,愁只是, 人间有。 春恨十常八九,忍轻辜, 芳醪经口。那知自是,桃花结子, 不因春瘦。世上功名,老来风味,春归时候。纵樽前痛饮,狂歌似旧,情难依旧。 봄에게 묻노니 "뮐 그리 서둘러 비바람 거느리고 질주하듯 달리는가?" 그윽한 꽃잎과 여린 꽃받침 나지막한 울타리의 작은 정원 아직 뿌리 북돋워 거름 주는 일도 끝내지 못했네. 바람 불어 화사한 꽃잎들 다 떨어지니 봄날 내내 늘어진 버들만 못하구나. 생각해 보면 봄은 원래 늙지 않건만 사람들이 공연히 늙는다고 걱정하지. 근심이란 단지 인간사에만 있을 뿐이거늘. 봄이 아쉬움은 항상 있는 일. 어떻게 참으랴 입가에 맴도는 향기로운 술을 알지 못하는가 봄기운이 약해져서 복숭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