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사

서자고, 쌍은행(瑞鹧鸪·双银杏)

charmingryu 2025. 4. 20. 09:34

韵雍容未甚都,尊前甘橘可怜流落江湖上,玉骨冰肌未肯枯

谁教并枝摘,醉后明皇倚太。居士擘开真有意,要吟家新

 

풍모와 운치, 자태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으나

잔 앞의 감귤은 하인에 지나지 않는다 할 수 있지1)

천하를 떠도는 것 누가 마음 아파할까

옥 같은 기골 얼음 같은 피부 변함없이 시들려 하지 않네

 

누가 쌍둥이 열매를 가지에서 따려 하는가

명황(明皇)과 태진()취하여 서로 기댐 같아2)

거사()3)가 쪼개어 보니 진실로 애틋하구나

풍미를 음미할지니 둘의 마음(家新)4)  새로워라

 

1)    감귤의 별칭이 나무 하인(木奴)이며 은행의 별칭은 공손나무(孙树), 제왕나무(帝王). 감귤을 나무 하인이라 하게 된 것은 삼국지, 오서, 손휴전(·吴书·)에서 유래. 단양() 태수 이형(李衡)은 성 외곽에 감귤 천 그루를 심었다가 죽음이 임박하여 아들에게 우리 땅에는 천의 나무 하인이 있으니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 하였음.

2)    명황(明皇)은 당 현종, 태진()은 양귀비의 다른 이름.

3)    불교를 믿으면서 출가하지 않는 사람을 거사(居士)라고 함. 여기서는 자신의 호인 이안거사(易安居土)를 가리킴.

4)    心과 유사음인 新자를 사용. 고대 악부와 민가에서 유사음을 비유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음.

 

▶ 1127년과 1128(고종 건염高宗建炎 원년과 2), 금나라의 대대적인 침공으로 북송이 붕괴함. 1127 3월 조명성은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먼저 장닝(江宁)으로 갔다 그해 8월 지장닝부(知江宁府) 겸 강동 경제부사(东经制副使)로 임명됨. 북방의 형세가 갈수록 긴박해지자 이청조는 소장하고 있던 문물을 정리하여 장닝부로 옮기게 되는데 이 여정 중에 쓴 사. 쌍둥이 은행 열매가 채취되어 나무에서 분리되는 것을 정강의 난으로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피난하여야 하는 서글픔에 비유함. 반면 전체 문장이 평이하여 이청조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고, 이 작품은 한 수의 사가 아니고 별도 두 수의 칠언절구라고 하는 이도 있음.

서자고(鹧鸪)는 원래 칠언율시였는데 당나라 사람들이 가사를 붙여 노래하면서 사패로 발전함. 풍연사가 무춘풍(舞春)이라는 제목으로 정체를 확립하였고, 그 이후 작가에 따라 도화락(桃花落), 자고사(鹧鸪词), 습채낭(拾菜娘), 천하락(天下), 태평락(太平), 오박(五拍), 보사사(报师) 등의 제목을 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