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曲/无名氏 27

정궁·새홍추(正宫·塞鸿秋), 촌놈들의 음주

宾也醉主也醉仆也醉,唱一会舞一会笑一会,管什么三十岁五十岁八十岁,你也跪他也跪恁也跪。无甚繁弦急管催,吃到红轮日西坠,打的那盘也碎碟也碎碗也碎。 손님도 취하고 주인도 취하고 하인도 취하여 노래하고 춤추며 또 웃어대니 서른 살이든 쉰 살이든 여든 살이든 무슨 상관인가 너도 주저앉고 그도 주저앉고 모두 주저앉아 흥겨운 악기 연주가 분위기를 돋우지 않아도 붉은 해가 서쪽으로 질 때까지 먹고선 그릇도 깨고 접시도 깨고 사발도 깨는구나

元曲/无名氏 2024.02.21

정궁·새홍추(正宫·塞鸿秋), 잔치가 끝날 때의 심경

灯也照星也照月也照,东边笑西边笑南边笑。忽听的钧天乐箫韶乐云和乐, 合着这大石调、小石调、黄钟调。银花遍地飘,火树连天照,喜的是君有道臣有道国有道。 등불도 반짝이고 별도 반짝이며 달도 빛을 비추어 동쪽에서도 웃고 서쪽에서도 웃고 남쪽에서도 웃네 홀연 천상의 음악인가 관악기 현악기 연주 소리가 들리는데 대석조(大石调)와 소석조(小石调) 황종궁(黄钟调)을 합한 것이라1) 은꽃(银花)이 온 땅에 흩날리고 불나무가 하늘까지 비치니 기쁘다 임금에게 도가 있고 신하에게 도가 있으며 나라에도 도가 있도다 1) 12궁조(宫调) : 정궁(正宫), 황종궁(黄钟宫), 반섭조(般涉调), 월조(越调), 중려궁(中吕宫), 대석조(大石调), 남려궁(南吕宫), 상조(商调), 상각조(商角调), 선려궁(仙吕宫), 쌍조(双调), 소석궁(小石调).

元曲/无名氏 2024.02.20

정궁·새홍추(正宫·塞鸿秋), 산길을 가는 심경

东边路西边路南边路,五里铺七里铺十里铺。行一步盼一步懒一步,霎时间天也暮日也暮云也暮。斜阳满地铺,回首生烟雾。兀的不山无数水无数情无数。 때로는 동쪽 길 때로는 서쪽 길 그리고 남쪽 길 때로는 오 리를 가면 역참 때로는 칠 리 또는 십 리 만에 역참이 있네 한 걸음 간 뒤 한 번 뒤돌아보며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어느새 하늘도 해도 구름도 저녁 기운이 감싸네 온 땅에 황혼이 깔려 뒤돌아보니 안개 자욱하다 무수히 많은 산과 물 때문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정 때문이라

元曲/无名氏 2024.02.19

正宫·塞鸿秋

爱他时似爱初生月,喜他时似喜看梅梢月,想他时道几首西江月,盼他时似盼辰勾月。当初意儿别,今日相抛撇,要相逢似水底捞明月。 그이를 사랑할 땐 새로 뜬 달을 사랑하는 것 같았고 그이를 좋아할 땐 매화 가지 끝 달 보는 것 좋아함 같았고 그이를 그리워할 땐 서강월(西江月)1) 몇 수에 마음을 담았으며 그이를 기다릴 땐 밤새 수성(水星)2)을 기다림 같았네 첫눈에 반해 사랑이 지극했건만 이젠 서로 헤어져 서로 만남이 물속에서 달을 건지려 함 같이 될 줄이야 1) 당나라 때 교방곡이었으며 유영(柳永)이 정체를 확립한 사패 이름. 2) 찾기가 매우 힘든 별로 좀처럼 보기 어려움의 비유.

元曲/无名氏 2024.02.19

정궁·취태평(正宫·醉太平)

堂堂大元,奸佞专权。开河变钞祸根源,惹红巾万千。官法滥,刑法重,黎民怨。人吃人,钞买钞,何曾见。贼做官,官做贼,混愚贤,哀哉可怜。 참으로 당당하기도 하네 대원제국 아부로 전권을 휘두르는구나1) 하천을 열고 지폐를 바꾼 것이 재앙의 근원이 되어 수많은 홍건적들이 일어나게 되었네 관리의 법도는 무너지고 형법은 가혹하여 백성의 원망이 하늘을 찌르네 사람이 사람을 먹고2) 돈으로 돈을 사야 되니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 도적이 관리가 되고 관리는 도적질을 하며 현명한 이와 어리석은 이가 뒤섞여 있으니 슬프다 정말 가련한 일이로다 1) 승상 탈탈(脱脱)과 참의 가루(贾鲁) 등을 지칭. 2) 1344년 황하가 범람한 지역에서 굶주린 사람들이 서로 인육을 먹는 사건이 발생함. ▶ 원나라는 건국 때부터 지폐를 도입하여 중통원보차..

元曲/无名氏 2024.02.18

정궁·취태평(正宫·醉太平), 조그만 이익조차 탐내는 자를 조롱함

夺泥燕口,削铁针头,刮金佛面细搜求,无中觅有。鹌鹑嗉里寻豌豆,鹭鸶腿上劈精肉,蚊子腹内刳脂油,亏老先生下手。 제비 주둥이에서 진흙을 빼앗고 바늘 끝에서 쇳가루를 깎아 내며 부처 얼굴에서 금 가루를 긁어도 건질 만한 게 전혀 없네 메추라기 모이주머니에서 완두 콩을 찾고 백로 다리에서 살코기를 베어내며 모기 뱃속에서 돼지기름을 바르려고 애쓰니 선생님 솜씨 정말 대단하시군요 ▶ 원나라 때 유행했던 풍자시. 원나라 때는 조정에서 지방 관리들에게 봉록을 지급하지 않아 관리들은 고하를 불문하고 백성들을 착취하여 부를 쌓는데 몰두하게 되었음.

元曲/无名氏 202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