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宋词 史达祖

夜合花·柳锁莺魂(야합화, 빼곡한 버들가지 피곤한 꾀꼬리)

charmingryu 2022. 9. 8. 19:42
柳锁莺魂,花翻蝶梦,自知愁染潘郎。轻衫未揽,犹将泪点偷藏。 忘前事,怯流光,早春窥、酥雨池塘。向消凝里,梅开半面,情满徐妆。
风丝一寸柔肠,曾在歌边惹恨,烛底萦香。芳机瑞锦,如何未织鸳鸯。 人扶醉,月依墙,是当初、谁敢疏狂。把闲言语,花房夜久,各自思量。
 
빼곡한 버들가지에 꾀꼬리 피곤한데
꽃 위를 펄럭이는 나비의 꿈*
근심으로 물듬이 반랑(潘郎)* 때문임을 알겠구나.
비단 저고리로 덮지 못하여
눈물 자국만 몰래 감추었었네.
옛일을 잊었는가
흐르는 세월이 무서워라
이른 봄날 못 위에 내리는 부슬비를
몰래 훔쳐보며
넋 나간 채 물끄러미 쳐다보니
매화 반쯤 벌어진 것이
마음 가득한 원망, 서비(徐妃)의 화장*이로다.
산들바람이 일으킨 한 조각 연약한 마음.
노래 자리에 있으니 한스러움 솟아나고
촛불 밑에는 향기 맴돌고 있네.
화려한 직기로 짠 채색 비단에
어째 원앙은 없는 거냐
사나이 취기가 오르고
달빛은 담장을 비추네.
애당초
왜 정 끌리는 대로 하지 못했을까
이젠 하고 싶은 말 할 수 없고
긴긴밤 쓸쓸한 방에서
각자 그리움만 더 하고 있을 뿐이라.
 
1) 장주(庄周)가 나비로 변한 꿈을 꾸다 잠을 깨었는데, 자신이 꿈에서 나비로 변한 것인지 나비가 장주로 변한 꿈을 꾸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는 고사의 인용
2) 진(晋)나라 때의 반악(潘岳). 준수한 용모에 문장이 미려하였고 특히 애도사를 쓰는데 뛰어났음. 이후 준수한 용모의 사랑하는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 됨.
3)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양원제(梁元帝)와 결혼하게 된 서조패(徐昭佩)의 고사. 결혼식 날 황제가 애꾸눈이라는 사실을 알고 황제가 오는 날에 얼굴의 반만 화장하여 조롱함.
 
 
▶ 당나라 위응물(韦应物)의 시 "자귀 꽃이 활짝 피어 정원에 향기 가득하다(夜合花开香满庭)”라는 구절에서 유래된 곡조 명. 조보지(晁补之)가 정체를 확립하였음. 자귀나무는 오동과 비슷한데 가느다란 가지에 무성한 잎이 서로 엉기어 헤치고 지나가는 것이 어려움. 저녁이 되면 서로 합해진다고 하여 야합화(夜合花)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