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周邦彦

浪淘沙慢·晓阴重(랑도사만, 새벽 하늘 짙은 구름)

charmingryu 2022. 3. 5. 22:30

晓阴重,霜凋岸草,雾隐城堞,南陌脂东门帐饮正拂面垂揽结,掩红泪 - 玉手折。浦离鸿去何? 经时信音

情切。望中地向露冷风清无人,耿耿寒漏咽。嗟万事忘,唯是轻别翠尊未竭。凭端云 - 留去西楼残月。

罗带销纹连环 - 歇。怨歌永 - 琼壶缺。恨春去 - 人期,弄夜色,空馀满地梨花雪。

 

짙은 구름 빼곡한 새벽

서리에 절벽의 풀들이 시들고

안개는 여장(墻) 덮었네.

남쪽 골목에서 바퀴에 기름 먹인 마차(车)* 출발을 기다리니

동문 밖 송별회가 방금 끝났음이라.

얼굴을 스치는 버들가지 엮을 만큼 늘어졌는데

붉은 눈물(红泪)* 숨기고

섬섬옥수로 버들가지를 꺾는구나.

포구에서의 이별, 떠나간 기러기는 그 어디에 

세월이 흘러도 소식 하나 없네.

 

가슴이 찢어지는구나.

지평선 너머 하늘은 아득하여
차가운 서리 싸늘 바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름은 더욱 깊어 추운 물시계 소리에 흐느껴 우.

세상사 잊기 어렵다 한들

섣부른 이별보다 더한 것이 있으랴.
비취색 술 다하기 전에

조각구름에 부탁하여

서쪽 누각으로 지는  붙잡고 지고.

비단 허리띠 바래고 자수 이불 구겨지며

옥구슬 고리 풀어져

향내 없어진지 오래일세.

허구한 날 애절한 노래 부르며

주전자 두드리니 성한 곳이 없구나.
가는 아쉬워라

언제 돌아온다 기약도 없이

땅에 배꽃 눈처럼 쌓아

 색깔을 바꿔 놓았네.

 

1. 차축에 기름을 칠하여 바퀴가 원활히 구르게 하였음. 

2. 창산(常山)의 설령운(薛灵芸)이 궁궐로 뽑혀 가면서 매일 울어서 눈물이 핏빛이 되었다는 고사의 인용. 여기서는 눈물이 여인의 화장을 지우면서 붉게 되었다는 뜻.

3. 동진(东晋)의 재상 왕돈(王敦)은 술만 마시면 주전자를 두드리며 조조의 '구수수(龟虽寿)' 구절 중 "늙은 천리마 마구간에 누웠으나, 천리를 달리고 싶어 하고, 열사는 늙어도, 품었던 웅지 다하지 않는다.(老骥伏枥,志千里。烈士暮年,壮心不已)”를 읊어 주전자 주둥이가 흠집 투성이가 되었다는 '세신신어(世说新语)'의 기록을 인용. 

 

 

▶ 원래 당나라 때의 교방곡 랑도사(浪淘沙)는 칠언절구에 곡을 붙인 것이나 유영, 주방언이 장조로 편곡하고 랑도사만(浪淘沙慢)이라고 함. 랑도사는 남방 수변지역의 민가에서 유래된 것으로 모래를 물에 씻어 사금을 이는 과정 또는 그런 풍경을 노래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