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诗)/唐诗 白居易

琵琶行(비파행)

charmingryu 2020. 7. 29. 07:50

浔阳江头夜送客,枫叶荻花秋瑟瑟。

主人下马客在船,举酒欲饮无管弦。

醉不成欢惨将别,别时茫茫江浸月。

忽闻水上琵琶声,主人忘归客不发。

寻声暗问弹者谁?琵琶声停欲语迟。

移船相近邀相见,添酒回灯重开宴。

千呼万唤始出来,犹抱琵琶半遮面。

转轴拨弦三两声,未成曲调先有情。

弦弦掩抑声声思,似诉平生不得志。

低眉信手续续弹,说尽心中无限事。

轻拢慢捻抹复挑,初为《霓裳》后《六幺》。

大弦嘈嘈如急雨,小弦切切如私语。

嘈嘈切切错杂弹,大珠小珠落玉盘。

间关莺语花底滑,幽咽泉流冰下难。

冰泉冷涩弦凝绝,凝绝不通声暂歇。

别有幽愁暗恨生,此时无声胜有声。

银瓶乍破水浆迸,铁骑突出刀枪鸣。

曲终收拨当心画,四弦一声如裂帛。

东船西舫悄无言,唯见江心秋月白。

沉吟放拨插弦中,整顿衣裳起敛容。

自言本是京城女,家在虾蟆陵下住。

十三学得琵琶成,名属教坊第一部。

曲罢曾教善才服,妆成每被秋娘妒。

五陵年少争缠头,一曲红绡不知数。

钿头银(云)篦击节碎,血色罗裙翻酒污。

今年欢笑复明年,秋月春风等闲度。

弟走从军阿姨死,暮去朝来颜色故。

门前冷落鞍(又作“车”)马稀,老大嫁作商人妇。

商人重利轻别离,前月浮梁买茶去。

去来江口守空船,绕船月明江水寒。

夜深忽梦少年事,梦啼妆泪红阑干。

我闻琵琶已叹息,又闻此语重唧唧。

同是天涯沦落人,相逢何必曾相识!

我从去年辞帝京,谪居卧病浔阳城。

浔阳地僻无音乐,终岁不闻丝竹声。

住近湓江地低湿,黄芦苦竹绕宅生。

其间旦暮闻何物?杜鹃啼血猿哀鸣。

春江花朝秋月夜,往往取酒还独倾。

岂无山歌与村笛?呕哑嘲哳难为听。

今夜闻君琵琶语,如听仙乐耳暂明。

莫辞更坐弹一曲,为君翻作《琵琶行》。

感我此言良久立,却坐促弦弦转急。

凄凄不似向前声,满座重闻皆掩泣。

座中泣下谁最多?江州司马青衫湿。

 

밤중에 쉰양강(浔阳江) 어구에서 손님을 보낼 때,(1)

가을 바람에 단풍잎 억새꽃 바스락거리는 소리。

시인은 말에서 내리고 객은 배를 탄채,

술잔을 들고 취하려고 하나 음악이 없어。

취하여도 즐겁지 않음은 이별의 아픔이라,

헤어질 땐 망망한 강에 달이 빠져 있었네。

불현듯 물위로 울려퍼지는 비파소리,

주인은 돌아갈 일을 잊고 손님은 떠나지 못하네。

어둠속 소리나는 곳을 찾아 누군지 물으니,

비파소리 그치고 선뜻 답을 않는구나。

배를 옮겨 가까이 가 만남을 청하고,

등불을 켜고 술을 꺼내 다시 자리를 벌렸네。

거듭 요청하여 모습을 드러낸 그녀,

가슴에 안은 비파로 얼굴을 반쯤 가렸네。

비파를 돌려잡고 서너음을 뜯는데,

곡조가 되기도 전에 감정이 넘쳐 나는구나。

현마다 비장함 소리마다 깊은 뜻이 숨어,

평생 뜻을 이루지 못함을 흐느끼고 있네。

고개 숙여 손 가는대로 이어지는 연주,

마음에 품은 기막힌 사연의 끝없는 이야기라。

경쾌하다가 느려지고, 잦아들다 튀어 오르니,

처음은 무지개치마(霓裳)요 다음은 류야오(六幺)라。(2)

굵은 줄에서는 쏴하고 소나기 내리는 소리,

가는 줄에서는 속삭이듯 소곤소곤。

쏴쏴 소곤소곤 교차하여 줄을 뜯으니,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옥그릇에 떨어지네。

꽃봉오리 아래 애절한 꾀꼬리 소리,

얼음장 밑을 흐르는 샘물처럼 멈출 듯 나아갈 듯。

차디찬 얼음샘처럼 팽팽한 비파현,

얼어 붙는듯 잦아 들드니 멈추는 소리。

속으로 감추었던 슬픔이 노래로 드러나니,

이젠 침묵이 소리를 압도하는구나。
은 물병이 깨지며 물이 사방에 튀고,

기병들이 돌진하며 창검 소리 진동하네。  

곡을 끝내며 구사하는 당신화(当心画),(3)

네 줄의 소리가 어우러져 비단 찢어지는 소리。 

동쪽배 서쪽배의 손님들도 할 말을 잃었고,

강 가운데엔 가을 달빛만 하얗다。

나지막이 읊조리고 주걱을 비파줄에 꽂더니,

옷차림을 간추려 얼굴 모습 드러나네。
"저는 원래 장안성에서 노래를 불렀구요,

하마링(虾蟆陵)에서 살았답니다。(4)  

열세살때 비파 공부를 터득하고,

궁정악단 제1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연주하는 곡마다 대가들을 감탄하게 했고,

분장할 때마다 동료들이 시기하곤 했죠。  

우링(五陵)의 자제들 앞을 다투어 선물을 보냈고, (5)

한곡 마치면 붉은 비단 셀 수도 없었답니다。

장단을 맞추느라 머리의 보석장식 부서지고,

홍색 비단치마 술에 젖어 더러워지곤 했죠。

일년내내 웃고 즐기다 또 그 다음해,

가을달 봄바람 좋은 시절 헛되이 보내버렸습니다。

동생은 군에 끌려 가고 자매들도 죽은 뒤,

저녁이 지나고 아침이 오니 제 안색도 바래더군요。

문 앞은 썰렁해지고 마차들도 드물어져,

나이 든 저는 장삿꾼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그이는 이익을 중시하고 헤어짐을 가벼이 여겨,

지난 달 차를 사러 푸량(浮梁)으로 가 버렸어요。(6)

헤어진 뒤 강어구에서 빈 배를 지키며 지내는데,

배를 감싼 달빛 비치는 강물이 너무 차갑군요。
깊은 밤 홀연 젊을 때의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흘린 화장 눈물에 난간이 붉어졌습니다。" 

비파소리 들으며 이미 탄식했거늘,

이야기를 듣곤 다시 혀를 차게 되었네。
세상 끝까지 밀려 떨어진 같은 신세,

오늘 만났으니 구면인지 확인해 무엇하나! 

"작년 장안에서 쫓겨 온 뒤,

쉰양성에서 귀양살며 앓다 눕다 했습니다。

쉰양땅은 너무 외진 곳 음악이란 없어,

해가 다하도록 악기소릴 못 들어 봤죠。

지대가 낮고 습한 펀강(湓江) 주변에서 지내려니 ,

누런 갈대 참대나무가 집을 휘감았답니다。
아침에서 저녁까지 무슨 소릴 듣냐구요?

두견새 피 토하고 원숭이 애간장 끊어지는 울음이죠。  

봄날 강변의 꽃아침 가을날의 달밤,

수시로 술 구해 와서 혼자 잔 기울일 수 밖에요。

설마 산노래와 마을피리가 없을리 있냐구요?

거칠고 조잡한 음 들어주기 힘들답니다。

오늘밤 그대의 비파곡을 들으니,

신선의 음악 같아 귀가 밝아지는구려。

거절하지 말고 다시 앉아 한곡 더 타 주어,

그댈 위해 비파행(琵琶行) 한수 쓰게 해 주시오。"

나의 요청에 마음이 움직여 잠간 서 있더니,

자리를 잡고 비파줄을 팽팽하게 조였네。

애절함이 조금 전 곡과는 차원이 달라,

주위의 모든 사람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네 。

그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이 누군가?

쟝저우사마(江州司马)의 청삼(青衫)이 축축해졌네。(7)

 

815년(웬허元和 10년) 6월,당나라의 번진세력은 자객을 보내어 장안의 대로에서 재상 우웬헝(武元衡)을 암살하고 어사중승 페이두(御史中丞 裴度)에게 부상을 입힘。조야가 발칵 뒤집혔으나,번진세력은 더 나아가 페이두의 파면을 요구。바이쥐이(白居易)는 상소문을 올려 범인을 체포하여 엄중히 문책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평소 바이쥐이는 풍자시를 많이 써 조정의 미움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쟝저우사마(江州 司马)로 좌천됨。사마는 자사(刺史)의 조수로 당나라때 죄가 있는 관리를 귀양보내는 흔한 방편이었음。816년 가을 쉰양(浔阳) 강어구에서 지인을 배웅하다,젊었을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연로하여 버림받은 여가수를 만나,원통한 마음이 자신과 비슷한 것 같아 "비파행"을 씀。

 

1. 쉰양강(浔阳江):쉰양성(浔阳城) 가운데를 흐르던 강,지금의 쟝시성 지우쟝시(江西省九江市)에 있던 롱카이(龙开) 하천으로 장강으로 흘러 들어 갔으나 1997年 매립되었음。

2. 무지개 치마(霓裳):무지개 치마 깃털옷(霓裳羽衣曲)을 이름,원래 서역의 춤곡으로 당나라 개원(开元) 원년 시량(西凉)의 절도사 양징슈(杨敬述)가 편곡하여 중국으로 전래됨。

  류야오(六幺):다취(大曲)의 곡이름,러셔(乐世)라고 하기도 하며 춤곡으로 사용됨。

3. 당신화(当心画):주걱으로 비파 중간의 네 현을 긋는 동작,한 곡을 끝낼 때 자주 사용하는 오른손 기법。

4. 하마링(虾蟆陵):장안성 동남부의 취쟝(曲江) 부근에 있던 당시 유명한 유흥가。

5. 우링(五陵):장안성 바깥의 창링(长陵)、안링(安陵)、양링(阳陵)、마오링(茂陵)、핑링(平陵)을 지칭, 한나라 다섯 황제의 묘가 있던 곳으로 당시 부자들이 모여 살았던 지역。

6. 푸량(浮梁):당나라때 라오저우(饶州)에 속했던 현。지금의 쟝시성 징더전시(江西省景德镇市),차 생산량이 풍부。

7. 청삼(青衫):당나라때 8,9품의 관복。바이쥐이(白居易)는 당시 계급이 장시랑(将侍郎)으로 종9품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