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사

완계사, 잔 깊고 호박색 짙다 말라(浣溪沙·莫许杯深琥珀浓)

charmingryu 2025. 3. 4. 07:04

杯深琥珀,未成沉醉意先融。疏应晚来风

香消魂梦断,辟寒金小髻鬟松。对烛

 

잔 깊고 호박색1) 짙다 말라

많이 취하지도 않았는데 정신이 먼저 풀렸구나

간간이 울리는 종소리 저녁 바람에 맞장구치네

 

꿈에서 께 보니 서뇌()2) 향 사라지고

비녀(辟寒金)가 너무 작은 걸까 상투 머리(髻鬟) 풀렸구나3)

잠은 오지 않고, 붉은 촛불만 멍하니 쳐다보네

 

1)    술 색깔. 황주() 종류로 추정.

2)    용뇌향 나무(龙脑)에서 채취하는 향료의 이름. 용뇌향(龙脑) 또는 빙편(冰片)이라고도 하며 실내의 향을 표현하는 문학적 용어로 많이 쓰임.

3)    피한금(辟寒金)은 쿤밍(昆明)에 있다는 전설상의 새. 좁쌀만 한 금을 토해내고 그것으로 물건을 만든다고 함.

4)    계환(髻鬟)은 고대 중국 여자들이 하던 고리 모양의 상투머리

 

완계사, 봄 햇살 넘실대는 한식날(浣溪沙·春光寒食)와 동일한 시기의 작품으로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