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사

일전매, 연꽃 향기 사라진 가을(一剪梅·红藕香残玉簟秋)

charmingryu 2025. 2. 28. 11:51

藕香玉簟秋。云中锦书来?雁字回,月西

花自零水自流,一相思,两处闲。此情无可消除,才下眉,却上心

 

붉은 연꽃 향기 사라지고 대자리 반짝이는 가을

비단 치마 살짝 걷고

홀로 목란배()1)에 올랐네

구름 속 누가 비단 서신(锦书)2) 보내올까

기러기 글자를 이루어3) 돌아올 때

달빛이 서쪽 누각에 가득하였다.

 

꽃은 스스로 떨어지고 물은 스스로 흐르네

그리움은 하나인데

쓸쓸함은 두 군데일세

이 아픔을 어쩌란 말이냐

방금 미간 아래 모이나 했더니

어느새 마음 위로 옮겨왔네

 

1)    배를 미화한 문학적 표현. 남조 양()나라의 임방(任昉)이 쓴 술이기(异记)무란저우는 쉰양강 안에 있는데, 목란 나무가 많이 있다. 옛날 오나라 합려(阖闾)가 여기에 목란을 많이 심어 궁전을 짓는 데 사용하였다. 치리저우에는 누반()이 목란을 깎아 배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그 안에 있다. 시인들이 목란 배라고 하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한편으로는 침대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2)    편지를 미화하여 부르는 말. ‘진서, 두도의 아내 소 씨전(·滔妻)’ 전진의 친저우 자사 두도가 사막에 배치되었을 때, 그 아내 소 씨가 회문선도시(回文旋图诗) 비단으로 짜서 두도에게 보내어, 뒤집어서 거꾸로 읽을 수도 있었다. 모두 840자였는데 사가 매우 구슬펐다. “라는 기록이 있다.

3)    기러기 떼가 날아갈 때 사람 인() 또는 한 일() 자 모양을 이룸.

 

이 사의 창작 배경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이청조의 결혼 초기 조명성이 태학에서 공부할 때 이청조가 비단 손수건에 이 사를 써서 보냈다는 설과 아버지 이격비가 당쟁으로 누명을 쓰고 가족이 서울에서 추방되어 조명성과 헤어졌을 때의 작품 중 하나라는 설이다.

일전매(一剪梅)는 일지화(一枝花), 납전매(腊前梅), 납매춘(腊梅春)이라고도 하며 남북조 때 육기(陆凯)의 시 범엽에게 바친다(赠范晔)’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배달부를 만난 김에 꽃을 꺾어, 룽터우 사람에게 보내네. 강남에서 가진 것이 없어, 일단 한 줄기 봄을 보내네. (折花逢驿使,寄予陇头人。江南无所有,聊赠一枝春。)” 송나라 때는 一剪一枝의 의미로 쓰였기 때문에 一剪梅의 뜻은 한 줄기 매화이다. 떨어져 있는 사람끼리 매화 한 줄기를 보냄으로 그리움의 정을 표현하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