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曲/查德卿

월조·유영곡(越调·柳营曲), 강 위

charmingryu 2023. 11. 26. 08:18

烟艇闲,雨蓑干,渔翁醉醒江上晚。啼鸟关关,流水潺潺,乐似富春山。数声柔橹江湾,一钩香饵波寒。回头贪兔魄,失意放渔竿。看,流下蓼花滩。

 

안갯속 한가한 작은 배

비 젖은 도롱이 바람에 마르고

늙은 어부 술 깨고 보니 강 위에 저녁이 왔네

새들 재잘재잘 지저귀고

물은 졸졸 흐르니

마치 푸춘산(富春山)1)의 즐거움이로다

유연한 노 젓는 소리 세어 보다 강 굽이진 곳에서

차가운 물결 위로 낚싯밥을 던졌으나

고개 들어 달빛을 탐하다가

깜빡하고 낚싯대를 놓쳐버렸네

정신 차려 쳐다보니

여뀌 꽃 여울로 흘러왔네

 

1)    ()나라의 엄자릉(子陵)이 여기에서 농사짓고 물고기를 잡으면서 은거하였다고 하여 옌링산(陵山)이라고도 함.  저장 퉁루현(浙江桐庐县) 서쪽에 있음.

 

늙은 어부는 과거에 실패한 자신을 가리킴. 사덕경은 과거에 낙방한 강기슭에 은둔해 살면서도 마음으로는 과거에 급제하고 싶은 욕심을 버릴 없었음. 자연경관을 빌어 이상적인 은둔생활을 가장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무겁게 내리누르는 고뇌를 떨치지 못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