乳燕飞华屋,悄无人、桐阴转午,晚凉新浴。手弄生绡白团扇,扇手一时似玉。渐困倚、孤眠清熟。帘外谁来推绣户?枉教人梦断瑶台曲。又却是、风敲竹。
石榴半吐红巾蹙,待浮花浪蕊都尽,伴君幽独。秾艳一枝细看取,芳心千重似束。又恐被、秋风惊绿⒁。若待得君来向此,花前对酒不忍触。共粉泪、两簌簌。
새끼 제비 날아든 예쁜 집에
인적 없이 적막한 중
정오가 지나 오동나무 그늘이 지네.
서늘해진 늦은 오후 목욕을 마치고
하얗고 등근 견사 부채* 손에 드니
부채, 손 둘 다 백옥 같아라.
차츰 나른해져 베개에 기대었다
깊은 잠에 빠져 버렸네.
누가 와서 휘장 밖 규방 문을 흔드는 것일까
괜히 자는 사람 놀라게 해
요대(瑶台)* 그윽한 꿈에서 깨어 버렸네.
누군가 했더니
한 줄기 바람 대나무 흔드는 소리였구나.
석류 반쯤 벌어져 붉은 수건 주름이로구나.
뭇 꽃들 아름다움 다투다 모두 진 다음
홀로 묵묵히 그녀와 벗하고 있네.
농염한 가지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잎 마음 천 겹으로 다발 져 있네.
또 다시 무서워지는 건
서풍에 꽃은 지고 푸른 잎만 남는 것이라.
그대 이리로 오는 것 기다려야 한다면
꽃 앞에서 술 마시다 참지 못해 만지게 되리.
그땐 눈물방울과 꽃 잎
둘 다 후드득하고 떨어지겠지.
1) 한나라 때 반첩여(班婕妤)가 '단선시(团扇诗)'를 쓴 뒤, 고대 시에서 희고 둥근 부채가 미인박명 또는 총애 잃은 미인의 상징이 됨. 반첩여는 한 성제(汉成帝)의 비였으나 조비연(赵飞燕)의 중상으로 황제의 총애를 잃음.
2) 곤륜산(昆仑山)에 있는 옥을 깎아지었다고 하는 전설상의 누대. 여기서는 꿈속 선경(仙境)을 뜻함.
▶ 이 사의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함. 소식이 쳰탕(钱塘)에 근무할 때 호수에서 연회가 열렸는데 수란(秀兰)이라는 관기가 늦게 도착하여 화가 치민 관리를 소식이 이 사를 지어 달랬다는 설과 소식이 항저우의 완칭사(万顷寺)에 있을 때 절 안에 석류꽃을 보고 지었다는 설, 소식이 첩 유화(榴花)를 소재로 썼다는 설 등이 있음.
하신랑은 소식이 처음 쓴 뒤 남송 때 전성기를 누렸고 금, 원(金元) 때 시들해졌음. 북송 때 가기(歌妓)들이 연회에 참석하여 노래 부르며 술을 따르는 산업이 번성하였으며 따라서 문인과 가기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음. 하신랑은 악공과 가기들이 연회에서 즐겨 연주하던 곡이었는데 소식이 사를 붙인 것으로 추정.
'송사(宋词) > 苏轼' 카테고리의 다른 글
蝶恋花·春景(접련화, 봄 경치) (0) | 2021.12.18 |
---|---|
木兰花令·霜余已失长淮阔(목란화령, 서리 내려 창화이 기세를 잃고) (0) | 2021.12.16 |
江城子·乙卯正月二十日夜记梦(강성자, 을묘 정월 이십일 밤의 꿈을 쓰다) (0) | 2021.12.14 |
定风波·莫听穿林打叶声(정풍파, 숲을 뚫고 나뭇 잎 때리는 빗소리) (0) | 2021.12.13 |
临江仙·夜饮东坡醒复醉(임강선, 마시고 깨었다 또 마시고) (0) | 2021.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