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苏轼

木兰花令·霜余已失长淮阔(목란화령, 서리 내려 창화이 기세를 잃고)

charmingryu 2021. 12. 16. 06:29
霜余已失长淮阔,空听潺潺清颍咽。佳人犹唱醉翁词,四十三年如电抹。
草头秋露流珠滑,三五盈盈还二八。与余同是识翁人,惟有西湖波底月。
 
서리 내려 창화이(长淮)* 사나운 기세를 잃고
잉수이(颍水)*도 졸졸거리며 울음을 삼키네.
사람들은 여전히 취옹(醉翁)*의 노래를 부르니
사십삼 년 세월, 번개 한번 지나간 것 같구나. 

 

풀 끝에 가을 이슬 구슬처럼 미끄러지고
보름날 둥글었던 달 이튿날부터 이지러지네.
나와 함께 취옹을 알고 지내던 이들 중
오로지 시호(西湖) 물결 아래 저 달만 남았구나. 
 
1) 화이허(淮河)의 다른 이름.
2) 화이허의 지류.
3) 구양수는 스스로를 술 취한 노인(醉翁)이라 불렀음.
 
 
▶ 철종 원우 6년(哲宗元祐, 1091년) 8월, 소식은 56세에 잉저우(颍州)로 부임.  소식의 은사였던 구양수는 인종 황우 원년(仁宗皇祐, 1049년) 잉저우에 부임하여 '목란화령, 시호 남북으로 물안개 깔려 있다(木兰花令·西湖南北烟波阔)'를 쓰고 신종 희녕 4년(熙宁, 1071년) 잉저우에 은거하였다가 익년 사망함. 20년 뒤 소식이 잉저우 시호에 들러 43년 전 옛 은사가 지은 사의 운에 따라 이 사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