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月如霜, 好风如水, 清景无限。曲港跳鱼, 圆荷泻露, 寂寞无人见。紞如三鼓, 铿然一叶, 黯黯梦云惊断。夜茫茫, 重寻无处, 觉来小园行遍。
天涯倦客, 山中归路, 望断故园心眼。燕子楼空, 佳人何在, 空锁楼中燕。古今如梦, 何曾梦觉, 但有旧欢新怨。异时对, 黄楼夜景, 为余浩叹。
밝은 달빛 서리같이 깔리고
바람은 물같이 시원하니
청량한 가을 그윽하기 그지없네.
굽이굽이 항만에 물고기 튀고
둥근 연꽃잎에 이슬방울 미끄러지는데
적막한 밤 아무도 보는 사람 없구나.
삼경의 북소리
나뭇잎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에
꿈속 서글픈 구름(梦云)*이 놀라 흩어지네.
깊고 어두운 밤
꿈에서 본 자취 다시 찾을 길 없어
잠 깨어 작은 정원만 거닐었다.
세상 끝을 떠도는 지친 나그네
산중(山中)으로 돌아가고프나
아득한 고향 마음으로 바랄 뿐이라.
텅 빈 연자루(燕子楼)
그녀는 어디 가고
굳게 닫힌 쓸쓸한 누각 제비들만 남았구나.
예나 지금이 모두 꿈같으니
누가 꿈을 깨었던 적은 있었던가*
단지 이전의 즐거움과 새로운 슬픔만 남았어라.
훗날
황루(黄楼)*의 야경을 보는 사람들아
부디 날 위해 크게 탄식이나 해주게.
1) 펑성은 지금의 장쑤 쉬저우(江苏徐州). 연자루는 당나라 때 쉬저우 상서(徐州尚书) 장음(张愔)이 사랑하는 기생 반반(盼盼)의 집에 세운 누각. 반반은 장음이 죽은 후 고인을 기리며 결혼을 하지 않고 이 누각에서 홀로 10여 년 지냄.
2) 반반의 비유.
3) 소식은 이미 있었음.
4) 장자(庄子)에 나오는 꿈과 현실이 구분이 되지 않는 깨달음의 경지.
5) 소식이 쉬저우에서 황하의 홍수를 수습한 기념으로 성의 동문(东门)에 진흙으로 지은 누각.
▶ 신종 원풍 원년(神宗元丰, 1078년) 소식이 쉬저우 지주(徐州知州)로 있을 때 쓴 사. 소식은 쉬저우에 부임하기 전에 항저우, 미저우(密州) 등을 거치며 7년간의 객지 생활로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였는데 연자루에서 꿈을 꾸고 깨달은 바가 있어 이 사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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