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王安国

清平乐•春晚(청평락•늦은 봄)

charmingryu 2021. 10. 31. 13:10

留春不住, 费尽莺儿语残红宫 昨夜南园风雨。

小怜初上琵琶, 晓来天涯。不肯堂朱 自在花。

 

봄은 붙잡아도 머물지 않으니

꾀꼬리 아무리 노래 불러 소용없네.

땅에 떨어진 꽃들 더러워진 궁전 비단인가

어젯 남쪽 정원에 비바람이 쳤구나.

 

소령(小怜)*이 처음 비파를 뜯는

새벽이 오면, 마음 하늘가를 맴돈다.

봄바람에 자유롭게 춤추는 버들개지

고랫등 기와집 붉은 대문을 마다하네.

 

* 북제(北齐)의 후주(后主)가 총애하던 후궁 풍소령(冯小怜). 비파에 매우 능숙하였음. 여기서는 비파 타는 기녀를 지칭. 



왕안국은 왕안석의 동생으로 형제가 모두 우국충정이 넘쳤음. 권세와 부귀영화에 초연하고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시에서 표현.

청평락이라는 곡조 명의 유래는 통상 한 악부(汉乐府)의 '청락(清乐)'과 '평락(平乐)' 두 개의 곡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원래 당의 교방곡 명이었으며 송나라 때 사의 곡조로 가장 광범위하게 이용됨. 안수(晏殊), 안기도(晏几道), 황정견(黄庭坚), 신기질(辛弃疾) 등의 작품이 널리 회자됨. 

 

왕안국(王安国, 1028—1074)

 

자는 평보(平甫), 푸저우 린촨(抚州临川, 지금의 장시江西 소재) 출신. 신종 희녕 원년(神宗熙宁, 1068년)에 진사 급제하고 대리사승(大理寺丞), 집현교리(集贤校理) 등을 역임. 왕교리집(王校理集)이 남아 있고 전송사(全宋词)에 3수가 수록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