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晏几道

鹧鸪天·彩袖殷勤捧玉钟

charmingryu 2021. 11. 6. 06:57

彩袖殷勤捧玉钟,当年拚却醉颜红。舞低杨柳楼心月,歌尽桃花扇底风。

从别后,忆相逢,几回魂梦与君同。今宵剩把银釭照,犹恐相逢是梦中。

 

그녀의 수수한 손 다소곳이 옥 술잔을 들었던 날

취하여 얼굴색 붉어지는 걸 마다하지 않았네.

누각 옆 버들가지 아래로 달이 질 때까지 춤을 추면서

도화선(桃花扇)* 흔들 힘 없어질 때까지 노래를 불렀었네. 

 

헤어진 그날부터 

줄곧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꿈속에서 그녀와 함께 했던 것이 몇 번이었나.

오늘 밤 은 촛대를 들고 비추어 보며

이렇게 만남이 또 꿈은 아닌지 겁이 나는구나. 

 

* 춤을 출 때 사용하던 부채로 복숭아꽃이 그려져 있음. 

 

 

▶ 신종 희녕 2년(神宗熙宁, 1069년) 2월 부필(富弼)이 재상이 되고 왕안석은 참지정사(参知政事)가 되어 신법을 추진하면서 조정의 사정이 급변함. 안수(晏殊)는 인종 지화 2년(仁宗至和, 1055년)에 이미 사망하였고 신법을 반대하던 구양수는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다 1072년 병사함. 안기도는 아버지의 사망과 구양수의 실각으로 정치적인 지지 기반을 상실한데다 성격이 강직하여 새로운 권력층에 영합하지 못하고 미관말직으로 추락하면서 생활도 곤궁하게 됨. 안기도는 옛날을 그리워하며 현재를 비추어 보는 형식의 사를 많이 썼는데 본 사가 그중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자고천은 안기도에 의해 형식이 확정된 사패이며 소식 등이 유명한 작품을 남김. 당나라 때 정우(郑嵎)의 시 중 “자고새 하늘을 나는 곳에 집이 있다.(家在鹧鸪天)”에서 이름을 딴 것. 송나라 때 하송(夏竦)이 처음 사를 지었고 많은 문인들이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썼는데 안기도가 19수를 지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