灞桥雪拥驴难跨,剡溪冰动船难架。秦楼美酝添高价,陶家风味都闲话,羊羔饮兴佳,金帐歌声罢,醉魂不到蓝关下。
파교(灞桥)에 눈이 덮이면 나귀가 활보하기 어렵고1)
산시(剡溪)에 얼음이 얼면 배를 젓기 어렵네2)
기방의 맛있는 술은 값에 값을 더하고
도가(陶家)의 풍미는 모두 한가로운 이야기로다3)
양고주(羊羔酒)를 마시고 흥이 일면
금색 휘장 안에서 노래 부르면 될 일이니
취한 영혼 란관(蓝关)에 이르지 못하네
1) 파교는 산시 시안(陝西西安)의 동쪽 10km, 바수이(灞水) 강에 놓인 다리. 수나라 때 건축하였으며 당나라 때는 이 다리에서 전송을 많이 해 소혼교(销魂桥)라고 불렀음. 정계(郑綮)가 “시상은 눈보라치는 파교에서 나귀를 타고 있을 때 떠오른다.”라고 함.
2) 산시는 저장에 있는 차오어강(曹娥江) 상류. 왕휘지가 눈이 그친 밤 친구 대규(戴逵)가 보고 싶어 배를 저어 산시에 왔다가 문 앞에서 들어가지 않고 돌아감.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마음이 내켜 찾아왔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으니 구태여 볼 필요 있나?”라고 함.
3) 북송 때 도곡(陶谷)은 당진(党进)의 가기 희(姬)를 얻어 첩으로 삼음. 눈 오는 날 눈 녹인 물로 차를 끓이고 “당씨내 집안도 이런 풍미를 아는가?”라고 묻자 희는 “한낱 무장이 어찌 알겠습니까? 단지 금수 놓은 휘장에서 양고주를 마실 따름입니다.”라고 답함. 도곡은 “취한 영혼이 란관(蓝关)에 이르지 못하겠군.”라고 웃으며 말함. 양고주는 양조시 양 새끼의 고기를 같이 넣어 발효시킨 술이며 란관은 산시 란톈(陕西蓝田)의 서북쪽에 있는 요새.
'元曲 > 周德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려·조천자(中吕·朝天子), 가을 밤 나그네 설움 (0) | 2024.01.02 |
---|---|
정궁·새홍추(正宫·塞鸿秋), 쉰양(浔阳)1) 풍경 (0) | 2023.12.31 |
쌍조·섬궁곡(双调·蟾宫曲), 친구와 헤어지고 (1) | 2023.12.29 |
중려·홍수혁(中吕·红绣鞋), 교외를 걷다 (1) | 2023.12.28 |
중려·만정방(中吕·满庭芳), 나라를 망친 도적 진회(秦桧) (1) | 2023.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