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송사 刘辰翁

宝鼎现·春月(보정현, 봄 달)

charmingryu 2022. 11. 17. 13:24
红妆春骑,踏月影、竿旗穿市。望不尽楼台歌舞,习习香尘莲步底。箫声断,约彩鸾归去,未怕金吾呵醉。甚辇路喧阗且止,听得念奴歌起。
父老犹记宣和事,抱铜仙、清泪如水。还转盼沙河多丽。滉漾明光连邸第,帘影动、散红光成绮。月浸葡萄十里。看往来神仙才子,肯把菱花扑碎。
肠断竹马儿童,空见说、三千乐指。等多时、春不归来,到春时欲睡。又说向灯前拥髻,暗滴鲛珠坠。便当日亲见霓裳,天上人间梦里。
 
붉게 치장하고 말 타고 봄놀이 가던 모습
달그림자를 밟으며
깃발 덮인 거리를 관통했었네.
춤 노래하던 무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미인들의 걸음걸이 솔솔 향기로운 먼지 일으켰었지.
피리 소리 그치면
채란(彩鸾)*은 돌아갈 기약을 해도
야경꾼 고함소리가 겁나지 않았네.
황제의 수레가 지나가면 시끌벅적한 소리 잠시 멈추고
염누(念奴)*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었네.

 

노인들은 아직 선화(宣和)* 때의 일을 기억하네.
금동선인(金铜仙人)을 끌어안자
맑은 눈물 물같이 흘렸었네*.
다시 돌이켜보면
사허(沙河)*는 너무 아름다웠지.
밝은 불빛 저택마다 끝없이 이어졌는데
휘장에 비친 그림자 멈추더니
붉은빛 산란하여 채색 비단으로 변하였네.
포도 빛깔 십 리에 달빛이 스며들고
신선 같은 남녀들이
봄나들이로 오갔었네.
누가 마름꽃 거울을 쪼개려 하였던가*
 
가슴을 찢어 놓는 대나무 말 타고 노는 애들
삼천악지(三千乐指)* 옛일을
이야기해 무엇하랴
아무리 기다려도
봄은 돌아오지 않네
돌아올 땐 모두 깊이 잠들었으리라.
등불 앞에서 상투를 트는 이에게
또다시 이야기하니
남몰래 인어 눈물방울 떨어뜨리는구나*.
그때엔
'예상(霓裳)*'을 눈으로 보았으나
지금은 꿈속의 천상 인간 세계라.
 
1. 전설상의 선녀 이름. 놀러 나온 여인들을 의미.
2. 당 현종 천보(天宝) 때의 명창, 정선된 창기(唱技)를 의미.
3. 휘종(徽宗) 조길(赵佶)의 마지막 연호.
4. 위 명제(魏明帝) 청룡(青龙) 원년 8월에 조궁관(诏宫官)이 한 무제가 만든 금동선인을 가져가 어전에 세우려고 쟁반을 떼어내자 선인이 나타나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를 인용하여 작가가 품은 망국의 한을 표현.
5. 항저우 남쪽의 연못 일대의 번화했던 시가지.
6. 남조 때 서덕언(徐德言)이 나라의 멸망을 예견하고 마름꽃 무늬 거울을 쪼개어 아내와 나누어 가지면서 재회를 다짐했던 고사의 인용.
7. 송나라 때 교방악대는 삼백 명으로 구성되었고 한 사람이 열 손가락을 가졌으므로 삼천악지(三千乐指)라 하였음.
8. 인어가 흘린 눈물방울이 진주가 된다는 고사의 인용.
9. 춤곡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과 '예상우의무(霓裳羽衣舞)'의 약칭.
 
 
 
▶ 1297년(원 성종 대덕元成宗大德 원년), 송이 멸망하고 20년 뒤 정월 대보름을 맞아 느낀 감회를 서술한 사. 
보정(宝鼎)은 고대의 솥으로 원래는 취사용이었다가 후에 정권의 상징이 됨. 한(汉)나라의 악부 교사가(郊祀歌) 중 '보정(宝鼎)'에서 보정이 출현한 것을 노래하였는데 이는 황제가 덕이 있어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림을  상징하였음. 송나라 때 강여지(康与之)가 사의 정체를 확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