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宋词 柳永

竹马子·登孤垒荒凉(죽마자, 황량한 곳 외딴 군영)

charmingryu 2021. 10. 21. 06:30

登孤垒荒凉,危亭旷望,静临烟渚。对雌霓挂雨,雄风拂槛,微收烦暑。渐觉一叶惊秋,残蝉噪晚,素商时序。览景想前欢,指神京,非雾非烟深处。

向此成追感,新愁易积,故人难聚。凭高尽日凝伫。赢得消魂无语。极目霁霭霏微,暝鸦零乱,萧索江城暮。南楼画角,又送残阳去。

 

황량한 곳 외딴 군영에 올라

높은 정자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안개 자욱한 하중도 정적에 쌓여있네.

마주 보이는 암무지개(雌霓)* 아직 비를 머금었는데

난간으로 바람 세차게 불어와

여름 마지막 더위를 슬그머니 거두어 간다.

한 잎 낙엽이 지는가 싶더니 갑작스레 가을이라

때늦은 매미 울어대는 저녁

여름과 가을이 여기서 바뀌는구나.

경치 바라보니 즐겁던 옛 시절 떠올라

서울 쪽을 찾아봐도

안개인가 연기인가 구름 너머 깊은 곳이라.

 

바라볼수록 마음만 아파

새로운 슬픔 쉬 쌓이고

옛사람은 만나기 어렵구나.

높은 난간에서 온종일 넋 나간 듯 서 있다

고단한 영혼 할 말을 잃었네.

눈길 닿는 곳, 비 그친 뒤 옅은 안개

황혼 녘 까마귀 떼 어지러이 날고

적막한 강변 성엔 저녁 어둠 찾아온다.

남쪽 누각에서 울리는 나팔소리

한 가닥 남은 햇살을 보내는구나. 

 

* 쌍무지개 중에 색채가 선명한 것을 웅홍(雄虹), 다소 어두운 것을 자예(雌霓)라고 하였음. 

 

 

▶ 죽마자는 유영이 만든 곡조로 개인적인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것인 동시에 같은 시대 문인들의 처량한 운명에 대한 위문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