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孤垒荒凉,危亭旷望,静临烟渚。对雌霓挂雨,雄风拂槛,微收烦暑。渐觉一叶惊秋,残蝉噪晚,素商时序。览景想前欢,指神京,非雾非烟深处。
向此成追感,新愁易积,故人难聚。凭高尽日凝伫。赢得消魂无语。极目霁霭霏微,暝鸦零乱,萧索江城暮。南楼画角,又送残阳去。
황량한 곳 외딴 군영에 올라
높은 정자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안개 자욱한 하중도 정적에 쌓여있네.
마주 보이는 암무지개(雌霓)* 아직 비를 머금었는데
난간으로 바람 세차게 불어와
여름 마지막 더위를 슬그머니 거두어 간다.
한 잎 낙엽이 지는가 싶더니 갑작스레 가을이라
때늦은 매미 울어대는 저녁
여름과 가을이 여기서 바뀌는구나.
경치 바라보니 즐겁던 옛 시절 떠올라
서울 쪽을 찾아봐도
안개인가 연기인가 구름 너머 깊은 곳이라.
바라볼수록 마음만 아파
새로운 슬픔 쉬 쌓이고
옛사람은 만나기 어렵구나.
높은 난간에서 온종일 넋 나간 듯 서 있다
고단한 영혼 할 말을 잃었네.
눈길 닿는 곳, 비 그친 뒤 옅은 안개
황혼 녘 까마귀 떼 어지러이 날고
적막한 강변 성엔 저녁 어둠 찾아온다.
남쪽 누각에서 울리는 나팔소리
한 가닥 남은 햇살을 보내는구나.
* 쌍무지개 중에 색채가 선명한 것을 웅홍(雄虹), 다소 어두운 것을 자예(雌霓)라고 하였음.
▶ 죽마자는 유영이 만든 곡조로 개인적인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것인 동시에 같은 시대 문인들의 처량한 운명에 대한 위문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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