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诗)/唐诗 王维

山居秋暝(가을 저녁 산촌에서)

charmingryu 2020. 12. 22. 09:02

空山新雨后,天气晚来秋。

明月松间照,清泉石上流。

竹喧归浣女,莲动下渔舟。

随意春芳歇,王孙自可留。

 

사람없는 산 비가 막 그친 후

날 저무니 가을 기운 완연쿠나.

솔숲 사이 밝은 달빛 내리고

맑은 샘물 바위 위로 흐르네.

빨래마친 여인 대숲 소란하고

고깃배 흔들리는 연잎 아래를 간다. 

봄 향기는 알아서 물러가니,

산속 왕손 오래오래 머물리라. 1)

 

1. 왕손(王孙):원래 귀족의 자제를 일컫는 말이나 여기서는 산속에 은거하는 자신을 비유.

 

* 이 시는 왕웨이가 종난산 아래 왕천에 살 때 어느 가을 저녁 비가 갠 후의 산촌 풍경을 묘사. 당현종 개원 24년(736) 최후의 명재상 장주링(张九龄)이 리린푸(李林甫) 등의 세력에 의해 축출되자 조정은 날로 혼탁해지고, 왕웨이의 정치적 열정도 식어 버림. 740년 이후 그는 종난산에 집을 짓고 야인으로 지내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