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秦观 13

满庭芳·山抹微云(만정방, 옅은 구름 칠해진 산)

山抹微云, 天连衰草, 画角声断谯门。暂停征棹, 聊共饮离尊。多少蓬莱旧事, 空回首, 烟霭纷纷。斜阳外, 寒鸦万点, 流水绕孤村。 销魂, 当此际, 香囊暗解, 罗带轻分。谩赢得青楼, 薄幸名存。此去何时见也? 襟袖上, 空惹啼痕。伤情处, 高城望断, 灯火已黄昏。 산에는 옅은 구름이 칠해져 있고 시들은 풀잎 하늘 끝에 닿았는데 성문 나팔소리 이미 끊어졌구나. 잠깐 노 젖기를 멈추고 이별 잔 들어 석별의 정 나누었네. 그녀와의 숱한 추억 돌이켜보면 피어 오르는 연기 같아라. 해 지는 곳 너머 겨울 까마귀 하늘을 덮고 흐르는 물은 외로운 마을을 휘감아 돈다. 이별의 슬픔에 어쩔 줄 몰라 하다 향 주머니(香囊)* 가만히 풀어 주니 비단 허리띠 나누어 주네*. 청루(青楼)에서 얻은 정분 헛되어라 박정한 이름만 남았구나. 이제 가면 언..

八六子·倚危亭(팔육자, 높은 정자에 기대어)

倚危亭,恨如芳草,萋萋刬尽还生。念柳外青骢别后,水边红袂分时,怆然暗惊。 无端天与娉婷,夜月一帘幽梦,春风十里柔情。怎奈向、欢娱渐随流水,素弦声断,翠绡香减,那堪片片飞花弄晚,蒙蒙残雨笼晴。正销凝,黄鹂又啼数声。 높은 정자에 기대어 있으니 서글픈 마음은 봄날 잡초와 같아 베어도 베어도 다시 자라나네. 버들 숲 너머로 청총(青骢)* 타고 떠날 때 물 가에 서 있던 붉은 소매 그녀. 아픈 가슴 달랠 길 없었네. 하늘은 왜 이렇게 아름다움을 내렸는가 달 밝은 밤 은은한 꿈에 빠져드니 십 리 봄바람(春风十里)* 포근하게 어루만졌지. 어찌할 거나 즐거웠던 시절 물 따라 흘러가고 하얀 손 거문고 튕기는 소리 멈춘 지 오래 녹색 비단에 스민 향기 희미한데 한 잎 한 잎 꽃잎 흩날리는 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그쳤구나. 고단한 영혼 사무치..

望海潮·洛阳怀古(망해조, 뤄양 회고)

梅英疏淡,冰澌溶泄,东风暗换年华。金谷俊游,铜驼巷陌,新晴细履平沙。长记误随车。正絮翻蝶舞,芳思交加。柳下桃蹊,乱分春色到人家。 西园夜饮鸣笳。有华灯碍月,飞盖妨花。兰苑未空,行人渐老,重来是事堪嗟!烟暝酒旗斜。但倚楼极目,时见栖鸦。无奈归心,暗随流水到天涯。 단아한 매화 차츰 성기어지고 얼음덩어리 녹아 쏟아져 흐르니 동풍이 슬그머니 계절을 바꾸었네. 친구들과 함께 놀던 금곡원(金谷园)* 구리 낙타 서 있던 동타로(铜驼路)* 비 갠 뒤 어슬렁거리던 모래사장 나도 모르게 따라갔던 여인네 수레 오래오래 잊을 수가 없구나. 흩날리는 버들 솜, 춤추는 나비떼 사나이 춘정(春情)을 일깨우고 버드나무 아래 복숭아꽃 만개하여 집집마다 봄기운 어지러이 날아들었네. 서원(西园)에서는 밤새 마시고 피리 불었지*. 휘황찬란한 등불 달빛을 가리고 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