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楚辞)/屈原

구가·상군(九歌·湘君)

charmingryu 2024. 9. 10. 12:25

君不行兮夷,蹇留兮中洲

美要眇兮宜修,沛吾乘兮桂舟。

令沅湘兮无波,使江水兮安流。

望夫君兮未,吹差兮

驾飞龙兮北征,邅吾道兮洞庭。

薜荔柏兮蕙荪桡

望涔大江兮扬灵

扬灵兮未,女媛兮余太息

流涕兮潺湲思君兮陫侧

桂櫂兮兰枻,斲冰兮

薜荔兮水中芙蓉兮木末

心不同兮媒,恩不甚兮轻绝

浅浅飞龙兮翩翩

交不忠兮怨,期不信兮告余以不

骋骛兮江皋,夕弭兮北渚

次兮屋上,水周兮堂下。

捐余玦兮江中,余佩兮醴浦

采芳洲兮杜若,兮下女

不可兮再得,聊逍兮容

 

상군이시여 머뭇거리며 가지 못하니

누가 물밑 모래톱에서 붙잡고 있나요

예쁘게 토닥거리며 치장한 뒤

계수나무 배에 타고 급한 물살을 저으며

위안샹(沅湘)에게 파도 일으키지 말라 하고

강물에게는 잠잠히 흐를 것을 당부하였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

누가 그토록 그리워 배소()1)를 불었던걸까

나는 용(飞龙)2)을 몰아 북쪽으로 찾아 나서

어느 듯 둥팅(洞庭)까지 다다랐네

왕모람 휘장과 혜초 장막에

석창포 노와 난초 깃발 배에서

천양()3)을 바라보니 수면 더없이 넓구나

큰 강을 가로질러 돛을 올리고 나아가리라

돛을 단 배가 닿을 곳을 찾지 못해

다감한 시녀들이 나를 위해 탄식하니

눈물이 넘쳐 흘러내리고

그이 생각이 떠올라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네

계수나무 긴 노와 목란 짧은 노로

얼음을 깨고 쌓인 눈을 헤치는 거냐

물 속에서 왕모람을 건지고

나뭇가지 끝에서 연꽃을 따려는 거냐

마음이 서로 다르니 중매쟁이는 허탕만 치고

사랑이 깊지 않으니 거절도 잘하는 구나

돌 여울 위 물살은 세차게 흐르는데

나는 용은 물 위를 경쾌하게 나아가네

만남에 성의가 없으니 원망은 깊어 가고

믿을 수 없는 약속, 나에게 한 말 모두 쓸데없다

이른 아침 강 언덕을 달리다

저녁에는 북쪽 강가에 말을 세우니

새들은 처마 위에서 잠들었는데

물은 궁전 아래를 돌아 나가네

내 옥고리를 강물에 던지고

고이 간직하던 패물 리수이(澧水)4) 포구에 버리며

강 안 모래톱에서 따온 두약(杜若)

시녀에게 나눠주려 하네

그때 그 시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니

잠시 머물며 천천히 거닐어 보려 하네

 

1)    길이가 서로 다른 16에서 23개의 대나무 관을 음률에 따라 배열한 고대의 악기로 순임금이 만들었다고 전해짐.

2)    용 무늬를 조각한 배.

3)    둥팅후 서북쪽에 있는 천수이(涔水)의 북쪽 언덕. 천수이는 리수이(澧水)의 지류로 후난 스먼현(门县)에서 발원.

4)    후난에 있는 강. 둥팅후로 흘러 들어감.

  

상군(湘君)은 초나라 최대의 하천인 샹수이(湘水)의 남신으로 여신인 상부인(湘夫人)의 남편임. 이러한 부부신의 개념은 고대인들의 자연에 대한 숭배와 인간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샹수이에 대한 애착을 반영한 것임. 상군과 상부인 간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야기는 순임금의 비()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의 전설이 그 원형임.

아황과 여영은 둘 다 요임금의 딸로 자매가 같이 순임금의 비가 되어 하나의 아들 상균(商均)을 낳음. 순임금이 남방 순시를 나가 돌아오지 않아 두 비가 찾아 나섰다가 순임금이 창우()에서 죽어 주이산(九嶷山)에 묻힌 것을 알게 됨. 두 비는 대나무를 껴안고 통곡하다 눈물이 다하자 샹수이에 투신하여 여신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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