暖风迟日春天,朱颜绿鬓芳年,挈榼携童跨蹇。溪山佳处,好将春事留连。
따스한 바람에 해 느릿느릿한 봄 날씨
붉은 얼굴 검푸른 머리 꽃다운 나이로다
술통 들고 아이 손잡고 휘적휘적 걷는구나
계곡 산 아름다운 곳
좋구나, 봄이여 계속 머물러다오
参差竹笋抽簪,累垂梅子攒金,旋趁庭槐翠阴。南风解愠,快哉消我烦襟。
삐죽삐죽 죽순을 뽑아내고
주렁주렁 늘어진 매실을 따 모아서
정원 우거진 홰나무 그늘에 숨어들었네
남풍에 기분이 상쾌해지고
금세 나의 번민이 사라지네
庭前落尽梧桐,水边开彻芙蓉。解与诗人意同。辞柯霜叶,飞来就我题红。
정원 앞 오동나무 잎 모두 떨어지고
물 가의 만개했던 연꽃도 다했으니
시인의 마음과 어찌 이리 닮았는가
서리 맞은 나뭇잎 가지와 작별하고
내게 떨어져 붉은 잎에 시 쓰게 하네1)
1) 당 신종(唐信宗) 때 어떤 궁녀가 나뭇잎에 “흐르는 물은 왜 이다지 급한 걸까, 깊은 궁궐 종일 무료하여라, 마음 다해 붉은 잎에 감사하니, 부디 인간 세상에 이르러다오(流水何太急,深宫尽日闲。殷懃谢红叶,好去到人间)”라는 시를 써 궁 밖으로 흘려보냄. 우우(于祐)라는 서생이 이것을 우연히 주워 “나뭇잎에 쓴 붉은 서글픔 알게 되었으니, 나뭇잎에 다시 쓴 시는 누구에게 보내야 하나(曾闻叶子题红怨,叶子题诗寄阿谁)”라고 답글을 써 궁 안으로 흘려보내고 이후 궁녀가 궁궐을 나오게 되면서 부부가 됨.
门前六出狂飞,樽前万事休提,为问东君信息。急教人探,小梅江上先知。
문 앞에는 눈발(六出)1)이 미친 듯이 휘날리고
잔 앞에는 만사가 일어남 멈추었으니
빨리 동군(东君)2)의 소식 물어보아야 하리라
초조하여 사람을 시켜 찾게 하였더니
강 위 늘어진 작은 매화가 먼저 알더라
1) 눈의 결정이 육각형이라 옛사람들은 눈을 육출이라고도 하였음.
2) 봄을 주관하는 신
주정옥(朱庭玉, 생몰연대 불상)
소령 4수, 투수 22수가 전하는 것 이외에 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음. 작품 중에 진(晋) 지역의 풍물이 많아 산시(山西) 출신으로 추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