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范成大

秦楼月·楼阴缺(진루월, 누각에 진 그늘)

charmingryu 2022. 6. 5. 09:30

楼阴缺,杆影卧东厢月。东厢月,一天露,杏花如雪。

隔烟催漏金虬咽,罗帏暗淡灯花灯花,片,江南天


누각엔 부분적으로 그늘이 지고

달빛은 동쪽 사랑채 난간 그림자를 드리웠네.

달이 동쪽 사랑채를 비출 때

하늘엔 바람 이슬 가득하고

살구 꽃은 눈같이 하얗더라.

 

밤안개 너머 다급한 물시계 아래 동룡(铜龙)* 흐느끼고

침침한 비단 휘장 안 등불 심지는 타서 꽃이 되었네.

등불 심지 꽃이 될 때

잠깐 꾸었던 봄날 꿈에서

강남 하늘은 더 넓기만 하더라. 

 

1. 고대 물시계에 용머리 모양의 물꼭지를 만들어 시간을 측정하였음. 

 

 

▶ 범성대는 1177년(효종 순희淳熙 4년) 요양을 위해 쓰촨 제치사(四川制置使)를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감. 요양 중에도 국사가 걱정되어 병민십오사(兵民十五事)를 상소하여 황제를 감동시킴. 이즈음 이 사를 쓰게 됨. 

진루월은 이진아(忆秦娥)의 다른 이름으로 이백이 지은 사 중 "진아가 꿈을 깨니 진루에 달이 떴다.(秦娥梦断)"라는 구절에서 이름이 유래.


범성대(1126~1193)

 

자는 지능(致能), 호는 석호거사(石湖居士)이며 장쑤 우현(吴县) 출신. 1154년(고종 소흥 24년)에 진사 급제. 1170년(고종 건도乾道 6년)에는 금나라에 외교사절로 파견되어 북송 황제들의 능지(陵地) 반환과 조약의 수정을 협상. 애부원외랑(礼部员外郎) 등 여러 관직을 거치며 치적을 쌓아 사후 문목(文穆)으로 추증됨. 석호 대전집(石湖大全集), 연정여고(妍亭馀稿) 등의 많은 저서는 유실되었으며 석호시집(石湖诗集)과 우군지(吴郡志), 석호사(石湖词)가 남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