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周邦彦

大酺·春雨(대포, 봄비)

charmingryu 2022. 2. 16. 06:29
对宿烟收,春禽静,下雨时鸣高屋。墙头青玉旆,洗铅霜都尽,嫩梢相触。润逼琴丝,寒侵枕障,虫网吹粘帘竹。邮亭无人处,听檐声不断,困眠初熟。奈愁极顿惊,梦轻难记,自怜幽独。
行人归意速。最先念、流潦妨车毂。怎奈向、兰成憔悴,卫玠清羸,等闲时、易伤心目。未怪平阳客,双泪落、笛中哀曲。况萧索、青芜国。红糁铺地,门外荆桃如菽。夜游共谁秉烛。
 
어젯밤 자욱하던 안개 모두 흩어지고
봄날 아침 잠잠하던 새들이
내리는 비에 맞추어 지붕 위에서 울기 시작한다.
담장 위 푸른 옥 빛 대나무 이파리
하얀 이슬 깨끗이 씻어내고
여린 가지는 서로 스치며 흔들리는구나.
팽팽하던 거문고 줄 눅눅해지고
베개 덮은 수건 한기로 싸늘한데
바람이 불어 거미줄 대나무 발에 달라붙네.
사람 하나 없는 우정(邮亭)*
처마에서 빗소리 쉬지 않고 들리던 중
피곤을 못 이겨 깜박 잠이 들었네.
쓸쓸한 마음 깜짝깜짝 놀람을 어찌하나
어렴풋한 꿈 기억나는 것은 없고
고독한 인생, 스스로 가련해 하네. 

 

나그네 돌아가고픈 마음 간절하나
가장 걱정되는 것은
길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가 수레바퀴 말리는 것.
어쩌란 말이냐
란성(兰成)*처럼 초췌해지고
위개(卫玠)*처럼 야위어 파리해짐을
한적해지기 기다리다 
울적한 마음 더할 뿐이라.
핑양의 객(平阳客)* 당연히
두 눈에서 눈물 흘리며
피리 소리 듣고 슬픈 노래 지을 수밖에.
하물며 적막하고
잡초 우거진 역관에는
낙화가 온 땅을 덮었고
문밖 앵두는 콩알처럼 여물었거늘
누구와 함께 촛불을 들고 오늘 밤을 즐길까. 
 
1. 고대 공문 배달하던 사람이나 나그네들이 숙식하며 쉬던 장소. 
2. 남조 유신(庾信)의 어릴 때 이름. 그가 북방에 사신으로 갔다 억류되어 '애강남부(哀江南赋)', '추부(愁赋)' 등 고향을 그리는 감상적인 글을 많이 씀. 
3. 진(晋)나라 사람으로 풍모가 수련하기로 소문이 나서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으나 27세에 요절함. "구경해서 위개를 죽인다."라는 말이 생김. 
4. 한(汉)나라 때 마융(马融)이 독우(督邮)로 혼자 핑양(平阳)에서 지내던 중 봄비 내리는 가운데 구슬픈 피리 소리를 듣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해져 '장적부(长笛赋)'를 썼는데 문장이 매우 애절하였음. 여기서 핑양의 객은 고향 떠난 나그네를 의미. 
 
 
▶ 작자가 남방 지역에서 근무할 때 지역을 둘러보면서 쓴 작품.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알 수 없음. 
대포(大酺)는 성대한 잔치를 의미. 고대 제왕들이 경축할 일이 있으면 민간에 큰 연회 여는 것을 허용하였음. 당나라 때의 교방곡 '대포악(大酺乐)'을 송나라 때 편곡하여 사용하였고 주방언이 처음 사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