对宿烟收,春禽静,下雨时鸣高屋。墙头青玉旆,洗铅霜都尽,嫩梢相触。润逼琴丝,寒侵枕障,虫网吹粘帘竹。邮亭无人处,听檐声不断,困眠初熟。奈愁极顿惊,梦轻难记,自怜幽独。
行人归意速。最先念、流潦妨车毂。怎奈向、兰成憔悴,卫玠清羸,等闲时、易伤心目。未怪平阳客,双泪落、笛中哀曲。况萧索、青芜国。红糁铺地,门外荆桃如菽。夜游共谁秉烛。
어젯밤 자욱하던 안개 모두 흩어지고
봄날 아침 잠잠하던 새들이
내리는 비에 맞추어 지붕 위에서 울기 시작한다.
담장 위 푸른 옥 빛 대나무 이파리
하얀 이슬 깨끗이 씻어내고
여린 가지는 서로 스치며 흔들리는구나.
팽팽하던 거문고 줄 눅눅해지고
베개 덮은 수건 한기로 싸늘한데
바람이 불어 거미줄 대나무 발에 달라붙네.
사람 하나 없는 우정(邮亭)*
처마에서 빗소리 쉬지 않고 들리던 중
피곤을 못 이겨 깜박 잠이 들었네.
쓸쓸한 마음 깜짝깜짝 놀람을 어찌하나
어렴풋한 꿈 기억나는 것은 없고
고독한 인생, 스스로 가련해 하네.
나그네 돌아가고픈 마음 간절하나
가장 걱정되는 것은
길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가 수레바퀴 말리는 것.
어쩌란 말이냐
란성(兰成)*처럼 초췌해지고
위개(卫玠)*처럼 야위어 파리해짐을
한적해지기 기다리다
울적한 마음 더할 뿐이라.
핑양의 객(平阳客)* 당연히
두 눈에서 눈물 흘리며
피리 소리 듣고 슬픈 노래 지을 수밖에.
하물며 적막하고
잡초 우거진 역관에는
낙화가 온 땅을 덮었고
문밖 앵두는 콩알처럼 여물었거늘
누구와 함께 촛불을 들고 오늘 밤을 즐길까.
1. 고대 공문 배달하던 사람이나 나그네들이 숙식하며 쉬던 장소.
3. 진(晋)나라 사람으로 풍모가 수련하기로 소문이 나서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으나 27세에 요절함. "구경해서 위개를 죽인다."라는 말이 생김.
4. 한(汉)나라 때 마융(马融)이 독우(督邮)로 혼자 핑양(平阳)에서 지내던 중 봄비 내리는 가운데 구슬픈 피리 소리를 듣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해져 '장적부(长笛赋)'를 썼는데 문장이 매우 애절하였음. 여기서 핑양의 객은 고향 떠난 나그네를 의미.
▶ 작자가 남방 지역에서 근무할 때 지역을 둘러보면서 쓴 작품.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알 수 없음.
대포(大酺)는 성대한 잔치를 의미. 고대 제왕들이 경축할 일이 있으면 민간에 큰 연회 여는 것을 허용하였음. 당나라 때의 교방곡 '대포악(大酺乐)'을 송나라 때 편곡하여 사용하였고 주방언이 처음 사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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