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荣知辱牢缄口,谁是谁非暗点头。诗书丛里且淹留。闲袖手,贫煞也风流。
今朝有酒今朝醉,且尽樽前有限杯。回头沧海又尘飞。日月疾,白发故人稀。
不因酒困因诗困,常被吟魂恼醉魂。四时风月一闲身。无用人,诗酒乐天真。
张良辞汉全身计,范蠡归湖远害机。乐山乐水总相宜。君细推,今古几人知。
어떤 것이 영광이며 어떤 것이 수치인지 알지만 입 다물고 있으리라.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도 알지만 내심 고개만 끄떡일 뿐
시집 더미에 파묻혀 지내면서
느긋하게 수수방관하리니
지나치게 가난하면 풍류가 됨이라.
오늘 아침 술이 있어 오늘 아침 또 취하였네
잔에 조금 남아 있던 술까지 홀딱 비워버렸네.
고개 돌리는 사이 바다는 휘날리는 먼지가 되었구나
해와 달이 질주하여
백발 옛 친구 중 남은 이 몇 없네.
술 때문에 고단한 게 아니라 시 때문에 고단함이라
언제나 시 읊는 귀신이 술 취한 귀신을 번거롭게 하네
사시사철 바람과 달을 벗하는 한가로운 신세
쓸모없는 인간에게
시와 술이 낙인 것은 천성일 따름이라
장량(张良)은 한(汉)을 등지고 몸을 보전할 계책을 세웠고1)
범려(范蠡)는 호수로 돌아가 재앙을 피하였네2).
산 즐기고 물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이니
그대 세심하게 살펴보게
고금 이래 몇이나 이 진리를 깨달았는가
1) 장량은 유방(刘邦)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뒤 적송자(赤松子, 전설상의 신선)를 따라 잠적함.
2) 범려는 월왕 구천(越王勾践)을 도와 오나라를 멸한 뒤 논공행상을 마다하고 우후(五湖, 타이후太湖·포양후鄱陽湖·둥팅후洞庭湖·펑리후彭蠡湖·차오후巢湖의 통칭)로 피신함.
▶ 백복의 명철보신(明哲保身) 하는 세계관은 감히 재채기도 하지 못했던 원나라 때의 현실과 관계가 있기도 하고 그가 당했던 불행한 경험의 산물이기도 함. 백복은 7세 때 전란으로 어머니를 잃고 원호문과 함께 랴오청(聊城)에서 지내다 4년 뒤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옴. 아버지 백화(白华)는 금나라의 추밀원 판관(枢密院判官)을 지냈으나 처음에는 송에, 다음에는 몽골에 투항함. 아버지의 연속된 변절과 왕조 교체로 인한 가치관의 혼란, 억압받는 민족의 자존심 등은 그의 정신세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되어 아버지의 기대와 지인들의 추천을 마다하고 안빈낙도를 추구하며 현실 도피적인 인생을 보냄.
양춘곡(阳春曲)은 희춘래(喜春来)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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