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사

다려, 흰 국화를 노래함(多丽·咏白菊)

charmingryu 2025. 5. 2. 10:44

寒,夜幕低垂。恨萧萧、无情雨,夜损琼。也不似、妃醉,也不似、孙寿愁眉,徐娘傅粉,莫未新奇。看取、屈平陶令,韵正相宜。微起,,不

、雪玉瘦,向人无限依依。似愁凝、皋解佩,似洒、题诗。朗月清风烟暗雨,天憔悴度芳姿纵爱惜、不知此,留得几多?人情好,何东篱 

 

쌀쌀한 작은 누각

긴긴밤 휘장을 낮게 내리었네

쏴쏴 무정한 비바람은 원망스럽게도

밤새 옥 같은 살결을 할퀴어 상처 내었네

양귀비 취한 얼굴 같지 않고

손수(孙寿) 찡그린 눈썹 같지도 않으며1)

한령()이 훔친 향료를 받은 것과2)

서냥(徐娘)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도3)

신기할 것 없고 비할 바 못 되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굴평(屈平)과 도령(陶令)만이4)

고상한 운치에 어울릴 수 있지

산들바람이 불어

실려 오는 맑은 향기가

도미꽃()5)에 손색없다

 

가을이 점점 깊어지니

눈처럼 맑고 옥처럼 파리해져

사람에게 끝없는 아쉬움을 남겨 놓네

서글픔 머금고 지긋이 바라보던

한수 언덕() 누대에서 패물 풀던 여인 같고6)

눈물을 뿌리며

비단 부채에 시를 쓰던 이와 같구나7)

때론 밝은 달 서늘한 바람

때론 짙은 안개와 밤비로

하늘이 너를 초췌하게 하고 아름다운 자태 지나가게 하니

아무리 애석해해도

머물러 있는 시간이

앞으로 얼마일지 알 수 없네

사람들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면

강변의 노래와 동쪽 울타리8)

옛일 그리워할 일 무엇 있느냐 

 

1)    손수는 동한 때 양기(梁冀)의 아내로 찡그린 눈썹, 치통 중에 웃는 모습. 눈물 흘린 모습, 떨어질 듯 말 듯한 상투 머리, 허리를 흔들면서 걷는 모습 등 각종 화장이나 흉내에 뛰어나 여자들 사이에 유행시킴.

2)    한령은 남조 송나라의 한수(韩寿). 그의 출중한 용모에 가충()의 딸 가오()가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아버지가 진 무제에게 하사받은 서역의 진기한 향료를 훔쳐 한수에게 줌. 가충이 이를 알고 나서 둘을 결혼시킴.

3)    서낭은 양 원제(梁元帝)의 비 서소패(徐昭佩). 여름에 뜨거운 탕을 먹다 땀이 많아 나 옷 소매로 땀을 닦아 화장이 지워졌는데 원래 얼굴이 화장한 얼굴보다 더 희었음.

4)    굴평은 굴원의 원래 이름이며 도연명이 펑쩌령()을 지낸 적이 있어 도령이라고 부름.

5)    초여름에 꽃이 피는 장미과의 식물. 색깔이 잘 익은 술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

6)    태평어람(太平御)의 열선전(列仙)의 고사 인용. 정교보(交甫)가 초() 땅으로 가던 중 한수 언덕의 누대 아래에서 두 여인을 만나 계란만 한 구슬을 단 선물로 받음. 몇 걸음 가다 뒤를 돌아보니 여인들은 오간 데 없고 받은 패물도 사라짐.

7)    한 성제(成帝) 초기 반() 씨가 궁녀로 입궐하여 총애를 받고 비빈이 되나 조비연(赵飞) 자매가 득세하자 장신궁()에서 태후를 모시겠다고 요청함. 이후 적막하고 지루한 궁전 생활 가운데 단산시()를 쓰면서 위안을 삼음.

8)    굴원과 도연명의 고사를 인용. 굴원이 조정에서 축출되어 위안샹(沅湘, 후난에 있는 위안장沅江과 샹수이湘水를 아울러 이르는 이름)을 거닐며 지은 이소() 아침에는 모란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고, 저녁이면 가을 국화 꽃이 잔 것으로 찬을 삼는다(露兮,夕餐秋菊之落英)”와 도연명의 음주 이십 수(酒二十首)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를 따며, 느긋하게 남산을 바라본다(采菊东篱下,悠然南山)”.

 

▶ 1104(휘종 숭녕徽宗崇宁 3) 이청조가 당쟁의 여파로 볜징과 지난의 고향을 오갈 때 쓴 작품. 1107(휘종 대관 원년) 작품이라는 설도 있음.

당의 교방곡 명이었으며 송나라 때 사패로 발전. 일명 녹두압(绿头鸭)이라고 함. 다려는 비파를 잘 타는 기생의 이름이었으며 원 곡조는 그 기생을 노래하는 것이었음. 조단례(晁端)에 의해 정체가 완성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