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만, 기러기 소리 끊어진 푸른 하늘(菩萨蛮·归鸿声断残云碧)
归鸿声断残云碧,背窗雪落炉烟直。烛底凤钗明,钗头人胜轻。
角声催晓漏,曙色回牛斗。春意看花难,西风留旧寒。
돌아가는 기러기 소리 끊어진 창공에 구름만 몇 점 남았네
등 뒤 창에 눈이 흩날리고 향로 연기는 곧바로 올라간다
촛불 아래 봉황 비녀(凤钗)1) 반짝이고
비녀 꽂은 머리에 인형 장식(人胜) 가볍구나2)
나팔 소리가 새벽 물시계를 재촉하니
새벽빛에 두성(斗星)과 우성(牛星)이 자리를 옮기네3)
봄 기운에도 꽃 보기가 어려움은
서풍에 아직 추위가 남아 있음이라
1) 머리 부분을 봉황 모양으로 장식한 비녀.
2) 고대 초나라의 풍습으로 부녀자가 음력 정월 초 리본이나 금박을 사람 모양으로 오려 병풍이나 머리에 붙였음.
3) 고대 중국에서는 해와 달, 오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운행하면서 머무르는 장소를 동서남북 4개 방향에 일곱 별자리로 나누었음. 춘분 때 각(角), 항(亢), 저(氐), 방(房), 심(心), 미(尾), 기(箕) 일곱 별자리가 동쪽 하늘에서 용의 형상을 한다고 해서 동방 청룡(东方青龙)이라 하였고 북쪽 하늘에서는 두(斗), 우(牛), 여(女), 허(虚), 위(危), 실(室), 벽(壁) 일곱 별자리가 현무가 얽혀 있는 형상이라고 하여 북방 현무(北方玄武), 서쪽 하늘에서 규(奎), 누(娄), 위(胃), 묘(昴), 필(毕), 자(觜), 참(参) 일곱 별자리가 호랑이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서방 백호(西方白虎), 남쪽 하늘에서는 정(井), 귀(鬼), 유(柳), 성(星), 장(张), 익(翼), 진(轸) 일곱 별자리는 새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남방 주작(南方朱雀)이라 하였음.
▶ 1129년(고종 건염高宗建炎 3년)의 작품. 정강의 변(靖康之变, 1127년) 이후 이청조 부부의 고향 칭저우가 함락되고 소장하고 있던 10여 칸 방의 서화와 고대 유물이 불탐. 휘종(徽宗)과 흠종(钦宗)이 포로로 끌려가고 고종은 난징에서 즉위. 조명성은 남하하여 장닝(江宁)에서 직책을 맡게 되고 이청조가 남은 유물을 정리하여 뒤따라감.
보살만(菩萨蛮)은 당의 교방곡이었다 사패로 사용됨. 당나라 때 출현하여 오대(五代) 시기까지 크게 유행. 당 선종 대종(唐宣宗大中, 847~860년) 연간에 여만국(女蛮国)이 사신을 보내 조공을 바쳤는데 몸에 구슬을 달고 머리에 금색 관을 쓴 채 상투를 틀어 올린 모습이 마치 보살같이 보였다고 한 데서 유래된 곡명. 송나라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여 많은 문인이 이 곡조를 사용하여 사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