昆曲/桃花扇·哀江南
주마청(驻马听)
charmingryu
2025. 2. 9. 22:02
野火频烧,护墓长楸多半焦。山羊群跑,守陵阿监几时逃。鸽翎蝠粪满堂抛,枯枝败叶当阶罩;谁祭扫,牧儿打碎龙碑帽。
들불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
무덤을 지키는 큰 가래나무도 대부분 눌어붙었네
능을 지키는 태감(太监)1)은 언제 도망가 버리고
산양 무리만 뛰어다니는가
건물 곳곳에 비둘기 깃털 박쥐 똥이 수북하고
마른 가지 시든 나뭇잎이 계단을 덮었구나
누가 와서 제사 지내고 정리할 것인가
목동 놈들이 용 비석 덮개를 조각조각 부숴 놓았네
1) 환관의 우두머리
▶ 효릉(孝陵)을 추모하는 글. 효릉은 명나라를 개국한 주원장(朱元璋)의 능으로 일대 사직의 상징임.
주마청은 송나라의 사패에서 유래한 것으로 ‘말을 세우고 듣는다’라는 의미. 당나라 시인 장길(蒋吉)의 시구 “깊은 계곡 옆에 말을 세우니, 나그네 정이 천리를 흐른다(驻马高溪侧,旅人千里情)”에서 제목을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