昆曲/정원을 거닐다 꿈에서 놀라다(游园惊梦)
검은 비단 장옷(皂罗袍)
charmingryu
2024. 11. 17. 18:10
原来姹紫嫣红开遍,似这般都付与断井颓垣。良辰美景奈何天,赏心乐事谁家院?朝飞暮卷,云霞翠轩,雨丝风片,烟波画船。锦屏人忒看得这韶光贱。
원래 온갖 꽃들 만발하여도
끊어진 우물 난간 무너진 담장이 다 차지하는 법
좋은 시절 아름다운 경치
세상에나!
어느 집 정원이 이렇게 황홀할 수 있나
아침에는 구름이 날고 저녁에는 발을 걷으니1)
꽃구름같이 화려한 집에
봄바람 부드럽고 가랑비 촉촉한데
안개 자욱한 물 위에 꽃배가 떠 있네
규방에만 있는 이, 봄 경치 소중함 결코 알지 못하리
1) 당나라 왕발(王勃)의 등왕각(滕王阁) 중 “화려한 누각 남쪽 포구 아침에는 구름이 날고, 저녁에 붉은 발을 걷으니 서쪽 산에 비가 내리네(画栋朝飞南浦云,朱帘暮卷西山雨)”에서 인용.
▶ 조라포(皂罗袍)는 목단정(牡丹亭)의 ‘정원을 거닐다 꿈에서 놀라다(游园惊梦) 중에서 사용되던 곤곡 곡패의 이름. 두려랑의 수시로 변화하는 심리 상태를 묘사.
‘정원을 거닐다 꿈에서 놀라다’는 탕현조(汤显祖)가 쓴 목단정(牡丹亭) 55막 중 제10막. 엄격한 봉건 사회의 가정 교육하에 자라던 두려랑(杜丽娘)이 후원을 산책한 뒤 꿈에서 류몽매(柳梦梅)를 만난 뒤 시름시름 앓게 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