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曲/无名氏

정궁·취태평(正宫·醉太平)

charmingryu 2024. 2. 18. 06:32

堂堂大元,奸佞专权。开河变钞祸根源,惹红巾万千。官法滥,刑法重,黎民怨。人吃人,钞买钞,何曾见。贼做官,官做贼,混愚贤,哀哉可怜。

 

참으로 당당하기도 하네 대원제국

아부로 전권을 휘두르는구나1)

하천을 열고 지폐를 바꾼 것이 재앙의 근원이 되어

수많은 홍건적들이 일어나게 되었네

관리의 법도는 무너지고

형법은 가혹하여

백성의 원망이 하늘을 찌르네

사람이 사람을 먹고2)

돈으로 돈을 사야 되니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

도적이 관리가 되고

관리는 도적질을 하며

현명한 이와 어리석은 이가 뒤섞여 있으니

슬프다 정말 가련한 일이로다

 

1)    승상 탈탈(脱脱)과 참의 가루(贾鲁) 등을 지칭.

2)    1344년 황하가 범람한 지역에서 굶주린 사람들이 서로 인육을 먹는 사건이 발생함.

  

원나라는 건국 때부터 지폐를 도입하여 중통원보차(宝钞)와 지원보차(至元宝钞)를 잇달아 발행함. 조정은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세금을 중과하는 동시에 1350(혜종 지정惠宗至正 10)에 새로운 지폐 지정교차(至正交)를 발행하여 기존의 지폐를 대신하게 하면서 새 지폐 1()의 가치를 동전 천 문()으로 정하고 지원보차 2, 중통보차 10관과 교환하게 함. 그러나 새로운 지폐를 과도하게 발행한 결과 수도 다두(大都)에서는 10(동전 5만 문)으로 쌀 한 말도 사지 못하게 됨. 또한 원 조정은 생산 활동에 관심이 없어 오랫동안 수리시설을 보수하지 않은 결과 1344년 황하의 둑이 연이어 터져 강물이 범람하면서 많은 백성들이 죽게 되고 재정 수입에 많은 차질이 발생함. 1350년 탁극탁(托克托, 즉 탈탈)이 제방 수리를 제안하자 황제가 크게 기뻐하며 가루(贾鲁)에게 농민 15만과 군사 2만을 징발하여 제방 공사를 실시하게 함. 황하 양안의 농민들은 자연재해와 공사 징발의 이중고에 관리들의 수탈까지 가중되자 분노가 폭발하게 됨. 따라서 개하()와 변초(变钞)는 농민 봉기의 도화선이 되고 홍건적의 난으로 발전하여 원나라는 멸망의 길을 재촉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