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조·절구령(双调·折桂令), 연회석 상에서 기분 내키는 대로 이야기한 촉한(蜀汉)의 사건을 소재로 단주체(短柱体)를 씀
鸾舆三顾茅庐。汉祚难扶,日暮桑榆。深渡南泸,长驱西蜀,力拒东吴。
美乎周瑜妙术,悲夫关羽云殂。天数盈虚,造物乘除。问汝何如。早赋归欤。
황제의 수레가 삼고초려 하였네
한(汉) 왕조는 일으키기 어려움이
해 질 무렵 뽕나무 느릅나무 같았네
남쪽 깊숙이 루수이(泸水)를 건너며1)
서쪽 촉 땅으로 재빠르게 진군하여
힘을 다해 동오(东吴)를 견제하였네
주유의 계책은 신묘하기 그지없고
뭇사람들 관우의 죽음을 통탄하네
흥망성쇠 정해진 하늘의 운명
조물주가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함이라
자네에게 묻노니 어떡하려는가
일찌감치 고향으로 돌아가세
1) 루수이는 지금의 진사강(金沙江). 제갈량이 이 강을 건너 맹획(孟獲)과 전투를 벌여 칠종칠금(七纵七擒)의 신화를 남김.
▶ 원말 도종의(陶宗仪)가 쓴 남촌철경록(南村辍耕录)에 “우집이 동동학사(童童学士)의 집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하였을 때 한 가기가 절계령(折桂令) 한 곡을 빼어나게 불렀는데 한 구절에 두 개의 운이 있었다. 우집이 신기하게 생각하며 그 노래를 좋아하여 그 자리에서 촉한의 역사적 사실을 주제로 글을 써 이 소령이 되었다.”라고 기록함. 단주체(短柱体)는 한 구절에 두 개 이상의 압운이 들어가는 원곡의 한 장르.
우집(虞集, 1272~1348年)
자는 백생(伯生), 호는 도원(道园)이며 흔히 소암선생(邵庵先生)이라 불림. 문종(文宗, 1328~1331) 때 조세염(赵世炎) 등과 경세대전(经世大典)을 편찬함. 양재(杨载), 범곽(范椁), 게혜사(揭傒斯)와 함께 원 4대가(元四大家)로 일컬어지며 유관(柳贯), 황잠(黄溍), 게혜사와 더불어 유림 4걸(儒林四杰)로도 불림. 도원학고록(道园学古录), 도원류고(道园类稿) 등을 저술하였으며 산곡 2수만 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