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曲/卢挚

【双调·殿前欢】(쌍조·전전환)

charmingryu 2023. 3. 12. 06:18

酒杯,一葫芦春色醉山翁,一葫芦酒花梢重。我奚童,葫芦乾谁与共。一带青山送。乘列子,列子乘

酒新,一葫芦春醉海棠洲,一葫芦未香先透。俯仰糟丘,傲人。重酣后,景皆虚谬庄周北蝶,蝶化庄周。

 

잔 속 술향기 진하도다

호리병박 속 춘색(春色)1)이 산 늙은이(山翁)2)를 취하게 하네.

술병 걸어 놓은 꽃나무 가지 힘겨워하는구나.

서동()도 덩달아 나를 따르니

호리병박은 비었건만 흥은 마르지 않네.

돌아가는 길 누구와 함께할까

청산들이 배웅하니

바람을 탄 열자(列子)3)로다.

열자가 바람을 타고 가네.

 

막 빚어낸 술을 담은 그릇

해당화 핀 모래톱에서 봄 한 병에 취하니

호리병박 하나 비우기도 전에 향기에 먼저 물들었네.

술지게미 언덕을 바라보며

인간 세상 만호후를 비웃노라.

잔뜩 취한 뒤

꿈 같은 세상 모두 허무하구나.

장주(庄周)가 나비로 된 것이냐

나비가 장주로 된 것이냐

 

1) 송나라 때 안딩군왕(安定郡王)이 감귤로 술을 빚고 둥팅춘색(洞庭春色)이라고 부름.

2) 산간(, 자는 계륜)을 가리키며 진()나라 때 샹양()에서 주둔하며 술을 좋아해서 외출만 하면 술에 취해 돌아옴.

3) 전국시대 정()나라 사람 열어구(列御寇). 도가의 경전인 열자(列子) 8편을 지었다고 전해지며 장자 소요유(庄子·)에서 바람을 타고 다녔다고 기록함.

 

▶ 노지는 원나라 초기의 고관으로 안빈낙도를 소망하는 작품을 많이 씀. 옛 문인들은 술을 빌려 심경을 술회하는 경우가 많아 술을 시를 낚는 갈고리라고 불렀음. 이 시도 노지가 취기에 편승하여 꾸밈없이 쓴 작품.

전전환(殿前)은 극곡, 산곡투수 및 소령에 많이 사용된 곡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