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廖世美

烛影摇红·题安陆浮云楼(촉영요홍, 안루의 부운루)*

charmingryu 2022. 5. 2. 22:44
霭霭春空,画楼森耸凌云渚。紫薇登览最关情,绝妙夸能赋。惆怅相思迟暮。记当日、朱阑共语。塞鸿难问,岸柳何穷,别愁纷絮。
催促年光,旧来流水知何处?断肠何必更残阳,极目伤平楚。晚霁波声带雨。悄无人、舟横野渡。数峰江上,芳草天涯,参差烟树。
 
구름 빽빽한 봄 하늘
누각들은 높이 솟아 구름 섬을 깔보는구나.
자미(紫薇)*도 여기 올라 감흥이 솟구쳐서
절묘한 시로 재능을 과시했지.
그리움으로 낙담하는 황혼 녘.
그때 일이 떠오르니
붉은 난간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라.
변방의 기러기는 소식 감감한데
물가의 버드나무 얼마나 무성한지
흩날리는 버들개지는 이별의 서글픔인가.
 
계절은 세월을 독촉하니
옛날 흐르던 물 지금 어디 있나
애간장 끊어지는데 하필 해는 져서
바라보면 끝없는 평원 마음이 아프구나
날이 갠 저녁, 파도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리네.
인기척 없는 적막한 곳
나루터엔 배만 한 척 매여 있을 뿐
강 옆으론 몇 개 봉우리 솟아 있고
방초는 하늘까지 뻗었는데

울퉁불퉁 나무들이 안개에 덮여 있네.

 

1. 후난성 안루시(安陆市)에 있던 당송시대의 유명한 누각. 당나라 때 건립되어 명나라 때까지 존속함.
2. 당나라 때 중서성(中书省)을 자미성이라고 불렀음. 두목(杜牧)이 중수사인을 지내 그를 두자미라고도 함.
 

▶ 촉영요홍(烛影摇红)은 주방언이 창작한 곡조로 원래는 제왕장상들의 집에서 벌어지는 가무 풍경을 노래한다는 뜻. 모방(毛滂)에 의해 사의 정체가 확립됨.

료세미(廖世美, 생몰연대 불상)

 

북송과 남송이 교차되는 시기에 살았던 문인이며 안후이성 둥즈현 랴오춘(东至县廖村) 출신. 사 두 수가 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