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张元干
兰陵王·卷珠箔(난릉왕, 주렴을 걷어 올리니)
charmingryu
2022. 4. 1. 16:16
卷珠箔,朝雨轻阴乍阁。阑干外、烟柳弄晴,芳草侵阶映红药。东风妒花恶,吹落梢头嫩萼。屏山掩、沉水倦熏,中酒心情怯杯勺。
寻思旧京洛,正年少疏狂,歌笑迷著。障泥油壁催梳掠,曾驰道同载,上林携手,灯夜初过早共约,又争信飘泊。
寂寞,念行乐。甚粉淡衣襟,音断弦索,琼枝璧月春如昨。怅别后华表,那回双鹤。相思除是,向醉里、暂忘却。
주렴을 걷어 올리니
살짝 흐린 아침 방금 비가 그쳤네.
난간 바깥에는
안개 같은 버들 숲 맑은 빛을 자랑하고
계단을 침범한 방초(芳草) 작약과 어우러지네.
흉악한 동풍이 꽃을 시기하여
가지 끝 연약한 봉오리를 떨어뜨리네.
병풍에 모습을 숨긴 채
침수향(沉水香)* 쬐는 것도 다 귀찮고
술에 찌든 심신, 잔 보는 것도 무섭구나.
옛 도읍지 곰곰이 생각하면
한창 젊어서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았으니
노래와 웃음에 빠져 있었네.
장니(障泥)*와 유벽(油壁)* 머리 빗질을 재촉하여
치도(驰道)*에서 같은 자리에 앉고
상림원(上林苑)*에서 손을 맞잡은 채
정월 대보름 보내고선 금세 또 만날 것을 약속했었네.
처량하게 떠돌아야 할 줄 생각이나 하였으랴.
적막강산이로다
즐거웠던 시절 더욱 그립구나.
분 냄새 옅어지고 춤 옷도 벗었으리니
현악기 타는 소리 이젠 듣지 못하리.
아름다운 화초 옥 같은 얼굴, 봄은 그대로일까
떠나온 뒤 화표(华表)*가 걱정이라
한 쌍 학이 되어 돌아가고파.
그리운 마음 지우려 해도
술이 취해야만
잠깐 잊을 수 있을 뿐.
1. 향료의 이름.
2. 말의 양쪽 배에 걸어 튀어 오르는 흙먼지를 막던 마구(马具). 말을 상징.
3. 수레의 벽에 기름을 발라 장식하였음. 수레를 상징.
4. 진(秦)나라 때 제왕들이 사용하던 전용 도로. 볜징의 대로를 의미.
5. 진(秦), 한(汉) 때의 정원 이름으로 제왕들의 수렵 장소였음. 볜징의 공원을 의미.
6. 고대 궁전이나 성벽, 왕릉 앞에 세웠던 화려한 표지 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