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贺铸
感皇恩·兰芷满芳洲(감황은, 난초 지초 무성한 모래섬)
charmingryu
2022. 3. 12. 06:59
兰芷满汀洲, 游丝横路。罗袜尘生步, 迎顾。整鬟颦黛, 脉脉多情难诉。细风吹柳絮, 人南渡。
回首旧游, 山无重数。花底深朱户。何处。半黄梅子, 向晚一帘疏雨。断魂分付与, 春将去。
난초와 지초 모래섬을 덮고
거미줄은 길을 가로지르네.
비단 버선 사뿐한 걸음에 먼지가 일자
마중 나온 사내가 다가가네.
단정하게 쪽진 머리,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애정 가득한 마음 말을 잇지 못하네.
산들바람에 버들 솜 날릴 때
그이는 남쪽 가는 배를 탔었네.
이전에 같이 놀던 곳 돌아보니
첩첩 쌓인 산 헤아릴 수 없네.
그녀는 지금 어디 있을까
꽃 만발한 정원 깊은 곳 붉은 대문 집일까
매화 열매 노릇노릇 반쯤 익는 시절
저녁 무렵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네.
봄이여, 너에게 맡길 테니
서글픈 마음 가지고 가버려 다오.
▶ 철종 소성 4년(哲宗绍圣, 1097년) 혹은 이듬해인 철종 원부(元符) 원년 장샤(江夏)에서 근무할 때 쓴 사로 추정. 애절한 그리움의 노래에 실의에 찬 자신의 심정을 담음.
감황은(感皇恩)은 당나라 때 교방곡 이름이었다가 후에 사패로 사용됨. 송나라 때 장선(张先)이 처음 사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