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周邦彦
解语花·元宵(해어화, 정월 대보름)
charmingryu
2022. 2. 19. 11:38
风销绛蜡,露浥红莲,花市光相射。桂华流瓦,纤云散, 耿耿素娥欲下。衣裳淡雅,看楚女, 纤腰一把。箫鼓喧,人影参差,满路飘香麝。
因念都城放夜,望千门如昼,嬉笑游冶。钿车罗帕,相逢处, 自有暗尘随马。年光是也,唯只见, 旧情衰谢。清漏移,飞盖归来,从舞休歌罢。
붉은 촛불이 바람에 흔들리고
밤이슬이 연꽃 등(灯)을 적시면
번화한 거리 불빛 서로 비추인다.
달빛은 기와지붕에 쏟아지고
옅은 구름 흩어지니
소아(素娥)*도 내려오고파 마음 졸이네.
소박하고 우아한 옷차림
초(楚) 여인들의
가는 허리 한 손에 감길 듯 하구나.
피리 소리 북 소리 흥겹고
인파 북적거리는 길마다
여인네들 향냄새 그윽하네.
통금 풀린 서울의 밤 떠오르노니*
집집마다 대낮같이 불 밝히고
웃고 떠들며 흥청망청했었지.
화려한 마차 비단 손수건
서로 만남을 약속한 곳에서
흙먼지 따라 살그머니 말을 몰았네.
올해도 그 모습 변함없으련만
단지
이전의 감흥이 사그라들었을 뿐.
물시계 소리도 다하여 가니
빨리 수레 타고 돌아가야지
춤 멈추고 노래 끝날 때를 어찌 기다리랴.
1. 달에 있는 신녀(神女) 상아(嫦娥)를 가리킴. 달빛이 하얗다고 해서 소아(素娥)라고 하였음.
2. 정월 대보름에는 도성 안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하여 백성들이 밤을 새워 놀았음.
▶ 휘종 정화 5년(徽宗政和, 115년) 주방언이 밍저우(明州, 지금의 저장 닝보)에 부임하여 쓴 것으로 추정.
해어화(解语花)는 당 현종이 양귀비를 '사람의 뜻을 이해하는 하얀 연꽃'에 비유하여 생긴 말. 진관이 사의 표준을 정랍하였고 주방언 등이 대표작을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