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李元膺

洞仙歌·雪云散尽(동선가, 눈보라 지나고 구름 흩어지니)

charmingryu 2022. 1. 28. 06:30
一年春物,惟梅柳间意味最深。至莺花烂漫时,则春已衰迟,使人无复新意。予作《洞仙歌》,使探春者歌之,无后时之悔
雪云散尽,放晓晴池院。杨柳于人便青眼。更风流多处,一点梅心,相映远,约略颦轻笑浅。
一年春好处,不在浓芳,小艳疏香最娇软。到清明时候,百紫千红,花正乱,已失春风一半。早占取韶光共追游,但莫管春寒,醉红自暖。
 
일 년 중 봄날의 풍물 중 매화와 버들의 운치가 제일이다.  꾀꼬리 울고 꽃들 눈 부실 때면 봄은 이미 끝물이라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내가 '동선가(洞仙歌)'를 씀은 봄을 즐기는 사람들이 노래하여 때 지나고 난 뒤 후회함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눈보라 지나고 구름도 흩어지니
새벽녘 정원에는 화창함이 찾아온다.
버드나무 사람들을 청안(青眼)*으로 쳐다보는데
풍류(风流) 더하는 것은
저기 마주 서서 어우러진 매화 한 송이라.
보일 듯 말 듯 양미간 살짝 찌푸리고 미소 머금고 있도다. 
 
일 년의 봄 중에서 지금이 좋음은
화초 농염한 시절이 아니요
꽃 드문드문하고 향기 담담하여 가장 아름다움이라.
청명(清明) 때가 되면
울긋불긋 만발한 화초 어지러워
봄 풍경 절반은 이미 잃어버리니
좋은 시절 얼른 차지하여
같이 놀며 즐거워할지라.
이른 봄 추운 것 상관없음은
취하여 붉어진 얼굴 저절로 따뜻해짐이라. 
 
1) 진(晋)나라 완적(阮籍)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눈동자가 푸른색이 되고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으로 쳐다보았다는 고사의 인용. 새로 핀 푸른 버들잎들이 상춘객을 반긴다는 것을 비유. 
 
이원응(李元膺, 생몰연대 불상)
 
둥핑(东平, 지금의 산둥 소재) 출신. 난징 교관(南京教官)을 역임. 재상 채경(蔡京)이 연못가에서 잔치를 열었다가 실족하여 물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뱃속의 문장이 모두 젖었겠구나"라고 웃으며 말한 것이 채경의 귀에 들어가 죽을 때까지 등용하지 않았다고 함. 이로 미루어 철종, 휘종 때의 사람인 것으로 추정. 조만리(赵万里)가 편집한 '이원응 사(李元膺词)'에 사 9수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