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宋词)/晁补之

洞仙歌• 泗州中秋作(동선가, 쓰저우에서 중추절에 씀)

charmingryu 2022. 1. 19. 06:30

幂处,碧海 永夜闲阶卧桂影。露凉, 多少寒,神京, 惟有蓝桥近。

水晶不下, 云母屏开冷浸佳人淡脂粉。待都将许多明, 金尊,投共流霞倾尽更携取胡床上南,看玉做人, 素秋千


푸른 안개 자욱한

 거울파란 하늘을 날아왔네.

기나긴 한적한 계단에 계수나무 그림자 드리우고
새벽이슬 차가울

가을 매미들 어지럽게 울어대네.

서울 멀기만 한데

남교(蓝桥)*가 오히려 가깝구나.

수정 휘장 걷어 올리고

운모 병풍 펼쳐 놓으니

차가운 달빛 여인네 옅은 화장 적시네.
허다한 달빛 밝아질 때 기다렸다

술잔에 쓸어 담고

새벽 밝을

유하(流霞)*와 같이 비워버린
접이 의자 집어 들고

남루(南楼) 올라*

옥으로 만든 인간 세상 내려보며

하얀 가을(素秋)* 광활함 음미하리라.

 

1) 당나라 때 배형(裴铏)이 쓴 소설 '배항(裴航)전'에서 배항이 선녀 운영(云英)을 만난 다리. 여기서는 달에 있는 신선이 사는 곳을 뜻함. 

2) 달에 사는 신선들이 마시는 술. 마시고 나면 목마르지도 배고프지도 않음.

3) 진(晋)나라 유량(庾亮)이 가을밤에 친구들과 함께 남루(南楼)에서 접이 의자에 앉아 달을 감상했다는 고사의 인용.  

4)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가을은 금(金)에 속하며 그 색은 하얀색이라고 하여 수추(素秋)라고 함.



▶ 조보지는 오랜 유배생활 뒤 휘종 대관 4년(徽宗大观, 1110년) 쓰저우수(泗州守)로 다시 기용되나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뜻을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하고 죽음. 이 사는 관사에서 눈앞의 경치를 보고 자신의 처지에 대한 소감을 서술한 것.